부락제(部落祭)는 자연부락을 중심으로 부락민 전체가 추렴하여 공동의 금기를 지키며 부락민 공동의 평안과 행복을 비는 제사이다. 각 지방의 명칭만 다를뿐 내용적인 면에서 볼 때 대개는 비슷하다. 경기ㆍ충청지방에서의 산신당(山神堂), 강원ㆍ경북지방에서의 성황당(城隍堂), 경남ㆍ전북지방에서의 당산(堂山) 등이 그것이다.
무당이 부락제를 지내는 곳도 있고 동민중에 제주(祭主)를 선정하여 부락제를 지내는 곳도 있다. 제사비용을 동네에서 추렴을하고 제수 준비는 제수준비를 할만한 집 중에서 돌아가며 한다.
제수는 맛보다는 정결하고 정성을 드리는데 중점을 두고 제수 준비에 소홀하거나 제사를 잘못지내면 크게 동티가 나므로 온동네 사람들은 제수 준비를 맡은 집을 주시한다고 한다.
제주(祭主)로 일단 선정되면 매일 목욕재계를 하고 부정한 것을 안보기 위해 삿갓을 쓰고 다닌다. 서낭당 있는 곳에 고목 신수(神樹)나 신암(神岩)이 있고 대개 서낭당은 마을입구에 있다. 큰 고목나무와 바위에 왼새끼줄과 청홍ㆍ백ㆍ황ㆍ녹색의 견포편(絹布片)을 나불나불 달아 놓는다.
서낭당의 신수(神樹)는 두려워 아무도 나뭇잎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심지어는 태풍에 신수 가지가 부러져도 무서워 아무도 줍는 사람이없었다고 한다.
서낭당은 ①신수(神樹)만 있는 형태 ②잡석을 난적(亂積)한 누석단(累石壇) ③신수에 당집이 복합된 형태 ④입석(立石)형태로 구분 할수 있다.
필자가 직접 조사한 바에 의하면 현재는 폭파되어 없어졌지만 한강의 밤섬에서는 수호신으로 부군(府君)을 모셨는데 음력 1월 2일 부락제를 지낸다. 부정한 사람은 제사 지내는 기간에는 밤섬에서 나가 있어야하며 섬에서 제사 비용을 추렴하여 제수용으로 검은 돼지 두 마리를 잡는데 흰털이 하나라도 있으면 안될 정도로 흠없는 돼지여야 한다. 부군을 모신 서낭당 앞을 지날 때 뒷짐을 져도 안되며 말을 탄 사람은 말에서 내려 걸어갔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부락제를 지낼 때 서낭당에 황토를 뿌린다.
누석단(累石壇)으로 된 서낭당을 지날 때 돌을 던지고 지나는데 이 돌은 유사시에 무기 역할을 하였던 것이며 서낭당의 청ㆍ홍ㆍ백ㆍ황ㆍ녹색 천은 군인의 깃발에서 유래된 것이다.
일본이들은 부락제를 무조건 미신으로 간주하여 말살시키려 하였으나 부락제는 부락 수호신에게 제사 지내며 동네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데 있었다. 남녀노소들로 하여금 일체감을 일으키어 사회제도를 굳건히 하고 공동사회의 기능을 살려가자는데 있었다.
필자가 경상도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민간신앙에서 십자를 긋는 일이 많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민간에서 고사를 지낼 때 떡 시루에 십자(十字)를 칼로 그린다. 무당이 긋을 할때 떡시루에 십자를 그리며 때로는 긋이 끝난 다음 대문앞에 십자를 그리기도 한다.
상가(喪家)나 잔칫집에 가서 음식을 먹고 탈이 나면 귀신 쫓는 푸닥거리를 하는데 그것을 「객귀(客鬼) 물린다」「칼 물린다」고 한다. 바가지에 물을 담고 그속에 음식물을 넣고 칼을 환자의 몸에 대고 귀신 쫓는 시늉을 하고 칼을 던져 칼 끝이 대문을 향하면 칼로 땅에 십자를 그리고 십자위에 칼을 꽂고 바가지에 담긴 음식은 대문을 향하여 뿌린 다음 바가지로 칼을 씌워 놓는다. 칼을 던졌을 때 칼끝이 안으로 향하면 귀신이 아직 나가지 않았다하여 다시 한다. 민간신앙에서 치성을 드리는 밥에는 주걱으로 십자를 그리고 밥을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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