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각지 다양한 사연 소개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는 전국 각지 본당이나 기관·단체, 개인의 신청서를 받아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 매년 평균 16건의 사연을 소개하고 독자들에게 온정을 호소해왔다. 이에 응답한 독자들의 성금은 해마다 평균 3억2000여만 원이 모여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에는 주로 중병으로 인한 병원비를 마련하지 못해 고통을 겪는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된다. 대부분 생활비 마련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고액의 병원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백혈병, 루게릭병, 대장암 등 비교적 많이 알려진 병부터 상아질우식증, 신경섬유종증,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등 이름조차 생소한 질병을 앓아 고통받는 이웃들이 소개됐다. 또한 질병 이외에도 화재로 재산을 잃거나 화상을 입은 이웃, 그리고 생활고로 힘겨워하는 이웃들이 본지에 도움을 호소했다.
2017년 3월 5일자에서 독자들의 도움을 받은 이순애씨는 “도와준 독자들에게 고맙고 고맙다”며 감사 표시를 하고 쾌유를 다짐하기도 했다. 또한 성금전달식에 참석한 소속 본당 김권일 신부(광주대교구 영암본당 주임)는 “도움을 주신 모든 후원자분들과 가톨릭신문에 감사드린다”며 가톨릭신문 독자와 본지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 외국인에게도 도움의 손길
1991년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한국사회도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게 됐다. 이에 따라 도움이 필요한 이웃도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포함되는 등 다양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4년 1월 1일자에 흡인성 폐렴 등을 앓는 신생아 쟌 클라우드군이 소개됐다. 클라우드군은 본지에 소개된 최초의 외국인이다. 클라우드군은 부모가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왔다가 불법체류자가 돼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본지에 소개된 경우다.
클라우드의 부모를 대신해 행정절차를 진행한 장 글렌 신부는 “클라우드가 외국인이기 전에 하느님이 보내주신 한 생명이란 생각으로 많은 은인이 도움을 주시면 좋겠다”고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후 2007년부터 2016년까지 28명의 이주민이 본지를 통해 도움을 호소해 독자들의 정성 총 6억8400여만 원이 이들에게 전달됐다.
■ 심장질환 앓던 두 살배기 김진혁군 본지 보도 이후 수차례 수술 받아
“여러분 덕분에 바리스타 꿈꾸며 밝게 자라고 있어요”
상태 나아져 이제는 어엿한 중학생
독자들 도움으로 수술을 받은 김진혁군(가운데)이 어머니 이은경씨(왼쪽), 학습지원실 백미홍 교사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현재 진혁군은 바리스타를 꿈꾸며 밝게 생활하고 있다. 오른쪽은 2004년 5월 본지 보도 당시 사진.
“지금은 진혁이가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네요.”
김진혁(토마스·15·광주 임동본당)군의 아버지 김건교(미카엘·50)씨는 “진혁이 꿈이 전에는 누나 따라 가수였는데 지금은 바리스타로 바뀌었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본지 2004년 5월 16일자에 눈망울이 초롱초롱하고 예쁘장한 두 살배기 남자 아기 사진이 실렸다. 하지만 이 아기는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태어난 지 2개월 만에 심장 수술을 받고 성장 단계마다 심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아기였다. 당시 기사엔 “수술 도중 심장이 멎는 위험한 상황까지 갔으나 심폐소생술을 통해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는 내용까지 있다.
현재 김진혁군은 광주 일곡중학교 1학년 학생이다. 심장질환으로 계속 아팠던 탓에 초등학교에 1년 늦게 들어가 동갑내기 친구들보다 한 학년 아래다. 하지만 하굣길 학교에서 만난 진혁군은 잘 웃는 밝은 청소년으로 성장해 있었다. 데리러 간 아빠에게 매달려 재롱을 피우는 진혁군의 모습을 본 일곡중학교 학습지원실 백미홍(49) 교사는 “부모님의 헌신과 정성으로 지금 네가 있는 거란다”라며 부모님의 노고에 존경을 나타냈다.
본지 보도 이후 진혁군은 10차례 이상 수술, 재수술, 시술을 반복했다. 그리고 반복되는 심장 수술로 약해진 폐기능 탓에 잠을 자는 동안에는 인공호흡기로 호흡을 한다. 진혁군이 자는 동안 어머니 이은경(42)씨는 호흡기가 비상 신호음을 낼 때마다 잠을 깨고 호흡기를 살펴야 해 잠을 제대로 못 잔다. 그리고 일일이 가래를 제거하는 등 진혁군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매일 정성을 다해 돌보고 있다. 또한 진혁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매일 등하굣길에 함께하는 것도 어머니 이씨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전에는 한 달에 한 번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갔는데 지금은 두세 달에 한 번 가고 학교도 걸어 다닐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했다. 또한 “가톨릭신문 독자들께서 보내주신 성금이 진혁이 수술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가톨릭신문 독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 2014년 한국희망재단 ‘희망캠페인’ 보도 이후
내전으로 피폐했던 아프리카 부룬디
가난·질병 극복하며 행복 꿈꾸게 돼
부세세카라Ⅱ 지역 마을 사람들이 비누사업 수익금으로 마련한 식량과 비누를 나누고 있다. 한국희망재단 제공
“염소를 키우고 농사를 짓는 협동조합에 가입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염소 크는 것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요.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부룬디 부세세카라Ⅱ 지역 카루라마 마을 미나니 지미(Minani Jimy·48)씨)
본지 2014년 4월 27일자 신문에는 아프리카 부룬디의 부세세카라Ⅱ 지역이 소개됐다. 부룬디는 1962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뒤 다수민족과 소수민족 간에 갈등이 계속됐다. 급기야 1993년에는 내전이 일어나 2009년까지 이어졌으며 30만 명 이상이 죽고 1100만 인구 중 190만 명이 난민이 됐다. 내전 결과 남편을 잃은 여성 가장과 빈곤아동 900여 명은 부세세카라Ⅱ 지역에 마을을 형성했다.
이들은 일거리가 없어 집에 있거나 생계를 위해 구걸에 나섰다. 또한 식량이 부족해 영양실조가 만연했다. 수질 관리가 되지 않아 콜레라, 장티푸스 등 수인성 질병이 퍼져 있었다. 본지 2014년 5월 11일자 신문에서 한국희망재단 이사장 최기식 신부(원주교구 원로사제)는 독자들에게 부룬디 난민을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이후 한국희망재단에 가톨릭신문 독자들의 성금이 답지했고 부룬디 부세세카라Ⅱ 지역에 전달됐다. 성금을 전달 받은 마을 주민들은 비누사업을 시작했다. 비누 수요가 높은 지역이기에 매달 약 17만 원(미화 약 150달러)의 수입이 안정적으로 생긴다. 이들에게 비누사업이란 단지 안정적 수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누 덕분에 위생환경이 개선됐고 손씻기 활성화로 질병 감염도 줄었다. 또한 전체 수익금의 40%를 옥수수 재배 등 농업에 투자해 식량 문제 해결에도 나서고 있다.
부세세카라Ⅱ 지역에 속한 카루라마 마을은 협동조합을 설립해 농업지원, 염소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은 안정적 일자리를 얻고 공평한 소득 분배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게 됐다. 또 인근 카그웨마 마을은 식수개발 사업을 시작해 깨끗한 물을 확보하게 됐다.
카루라마 마을 미나니 지미씨는 “저희는 이제 절망에서 벗어나 스스로 발전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어요. 저희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며 그들이 희망을 꿈꾸도록 발판을 마련해준 독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