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사랑하는 독자와 후원자 여러분,
청년 신앙인들의 복음 선포 열정에서 비롯된 가톨릭신문이 어느덧 창간 9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그동안 가톨릭신문이 교회의 매스컴사도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가톨릭신문을 한결같이 사랑해 주신 독자와 후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주님 부활 대축일을 준비하는 사순시기의 여정에 매진하고 있는 독자와 후원자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에 남방교구(대구대목구) 청년들이 발행한 ‘천주교회보’는 한국교회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한국교회를 둘러싼 많은 제약 조건을 생각할 때 가톨릭신문 창간은 숱한 시련 속에서도 끊임없이 복음을 선포하고자 했던 청년 신앙인들의 한결같은 의지가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창간 이후 오래지 않아 폐간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가톨릭신문은 1960년부터 본격적으로 주간신문으로 발행되면서 한국교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유일한 교회신문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특히 김수환 추기경님이 사장으로 일하실 때에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소식을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알림으로써 6천부에 불과했던 발행부수가 2만부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어 한국교회 안에서 초교구적인 교회 매스컴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지난 창간 70주년 축사에서 “가톨릭신문 사장 시절은 내 일생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일한 시기였습니다. 신문을 위해서는 식사시간도 아까울 만큼 열과 성을 다 바쳤습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매스컴 사도직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셨습니다.
가톨릭신문은 청년 신앙인들의 복음 선포 열정과 김수환 추기경님의 매스컴사도직에 대한 열정을 오늘에 되살리며 창간 100주년을 향한 복음 선포의 여정에 온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오늘날 세상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개별 기업의 미래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까지도 ‘4차 산업혁명’에 의해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초연결’이라고 합니다. 사람과 사람을, 사람과 사물을, 더 나아가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여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뉴미디어 시대도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거센 물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뉴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야 하는 이 시기에 창간 100주년을 준비하는 가톨릭신문은 초연결 사회에 어울리는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투신하고자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미 지난 2014년 제48차 홍보주일 담화를 통해 뉴미디어를 이용한 복음 선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는 모든 신앙인이 손쉽게 만나고 연대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디지털 세상은 단순히 전선이나 무선으로 연결된 망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복음화 사명이라는 것을 강조하셨던 것입니다.
가톨릭신문은 이에 맞춰 창간 89주년이었던 지난해 4월 ‘가톨릭e신문’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드넓은 디지털 미디어 세계에서 하느님 말씀을 전하고 독자와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한국교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실시간 뉴스와 뉴미디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복음화 활동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앞으로도 가톨릭신문은 급변하는 뉴미디어 시대에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가톨릭신문은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복음 선포 도구입니다. 하느님의 변함없는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가톨릭신문은 독자 여러분에게 올바른 신앙생활의 참고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교회의 정통 교리에 충실함으로써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안내하는 나침반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한국교회와 함께, 독자 여러분과 함께 복음의 기쁨을 전하고 사랑을 나누는 교회의 매스컴 사도직을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가톨릭신문 임직원을 대표해 독자와 후원자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창간 100주년을 향한 가톨릭신문의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7년 4월 1일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기수 비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