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재소자들이 가톨릭신문에 보내온 편지.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가톨릭신문은 하느님 사랑을 깨닫고 새로운 삶을 꿈꾸게 해주는 설렘의 공간이다. 이들이 창간 90주년을 맞은 가톨릭신문과 애독자들에게 편지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교도소 명칭과 본명은 사정상 밝히지 못함을 알립니다.)
15년째 수감 중인 신영일(가명·헤시치오)씨는 편지글을 통해, 가톨릭신문과 만나면서 성모님 품에 안겨 세례 받고 구원의 길을 열게 된 사연을 전해 왔다.
“주님께서 소중히 여기시는 한 생명을 해치고 교도소에 왔을 당시 매일 괴로움에 몸부림쳤습니다. 바로 그 때 한 동료가 ‘여기에 네가 죽고 사는 길이 담겨있다’며 가톨릭신문 한 묶음을 전해줬습니다.”
하느님은 그저 나약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위안처이자 허구의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그가 별다른 생각 없이 펼쳐본 가톨릭신문은 ‘참다운 삶’에 대해 알려줬다. 교구 공동체 소식란에 실린 글과 사진을 통해 ‘참살이’를 하는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만났다.
“가톨릭신문은 음지에 있는 저를 양지로 이끈 빛과 같습니다. 가톨릭신문을 위해 기도하고 응원합니다.”
폭력조직원 출신으로 6년째 수감된 전상렬(가명·헤르메스)씨는 신앙생활을 하며 가톨릭신문을 탐독하는 것이 또다른 즐거움이었다고 밝혔다. “진정한 신자가 됐다는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신문을 읽다보면 내 안에 내재됐던 폭력성이 사그라드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전씨는 수감자들의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고 정서를 바르게 하려면 종교가 절실하게 필요하며 특히 가톨릭신문이 영적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신문이 없었다면 저는 여전히 영적으로 헤매고 있었을 것입니다. 신앙생활 이외에도 가톨릭신문을 접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1992년부터 수감생활을 해온 김진(가명·빈첸시오)씨. 실의에 빠진 그는 자신의 몸조차 제대로 돌보지 않을 만큼 힘들고 벅찬 삶을 살고 있었다. 삶의 희망조차 포기하려던 때, 세례를 받고 처음 가톨릭신문을 구독했다. 김씨가 가장 큰 감명을 받은 기사는 기획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였다. “기사 내용 주인공들은 모두 병에 걸려 어렵게 살아가면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고자 했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얼마나 저 자신의 생명을 경시하며 살아왔는지 반성했습니다.”
김씨에게 큰 변화가 왔다. 봉사활동에 열심히 참여했고, 병세도 많이 호전돼 신앙생활에 몰두할 수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이 가톨릭신문을 통해 자신이 신앙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가톨릭신문에 감사드립니다. 더욱 더 발전해 저와 같은 사람들이 삶의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