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복음 정신·교회 가르침 따르도록 이끄는 등대
박해의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 일제 침략의 암울한 강점기를 보내야 했던 우리 신앙인들에게 가톨릭신문이 위로와 격려, 희망의 빛을 보여주고자 첫 발을 내디딘 지 어언 9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처럼 통신과 언론 매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가톨릭신문은 한국천주교회가 교황청을 비롯한 보편교회와 소통하는 창구였고, 국내 각 교구 간의 일치된 신앙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교회의 입장을 널리 알리는 고마운 전달꾼이었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홍보매체가 선교에 얼마나 중요한 지 대중매체의 발달이 가져온 변화에 주목하고,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응답할 것인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회 언론매체는 시공을 초월한 말씀의 성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가톨릭신문의 국내외 교회의 다양한 기사와 신앙체험들을 접하면서, 영적인 은혜를 공유하고, 자신들의 믿음과 신앙생활 성장에 큰 도움을 받고 있으며, 도농 간 상부상조와 세계 및 지역교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 쇄신과 영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기획으로 한국교회가 늘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모범에 따라 복음 정신과 교회 가르침에 충실하도록 등대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향후 100주년을 준비하는 교회 내의 소식지로서, 언론철학과 윤리성을 확립하면서 명품 언론으로 성장하여 국내 모든 언론들 사이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요즈음 우리나라 분위기는 인간이 중심이 되지 않고 경제와 물질이 우선시되는 경향이 짙어 심히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가톨릭신문을 제작하시는 언론인들은 “예술을 포함한 다른 모든 인간사의 질서는 제 아무리 고상하고 높은 것이라 할지라도, 윤리 질서 하나만이 그것을 모두 적당히 조화시켜 주며 그것들을 초월하기 때문에 모든 이가 객관적 윤리 질서의 절대적 수위권을 인정하도록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고, 진리 전파와 변호, 그리고 우리사회에 그리스도의 정신을 전파하는데 노력”해주시기를 바랍니다.(교령 6항, 17항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