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의 구원자」(Redemptor hominis)로 고백하며 신앙한다. 예수님은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요한1, 30)이시라고 소개했던 세례자 요한의 말처럼 예수님의 사명은 바로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것이 목적이었다. 「예수」라는 이름은 「야훼는 구원이시다」의 뜻을 가진 히브리 말인 「요수아」의 희랍말로서 「자기백성을 죄에서 구원한다」(마태1, 21)는 뜻이다.
예수님께 적용된 「그리스도」라는 칭호도 「구세주」라는 뜻을 지닌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히브리말의 메시아(Messiah)를 히랍말로 표현한 것으로서 「자기 백성을 구원할 기름 부음을 받은 왕」이라는 뜻으로서 구세주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의 창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그 이름과 칭호가 모두 인간들을 구원에로 이끄는 사명을 받은 의미를 지닌다. 예수님은 그 이름의 의도대로 이 세상에서 그 사명을 충실히 이루셨던 분이시다. 그분은 죄와 악에 의해 손상되고 깨어진 질서를 바로 잡으신 분이시다.
세상에서 악에 의해 저질러진 죄는 계속 폐악을 잉태하고 인간의 마음을 분열시키고 자연 질서를 파괴시킨다. 인간은 악을 악으로 극복할 수 없으며, 죄를 더 크고 힘센 죄로 극복할 수는 없는 일이다. 죄와 악을 이기는 힘은 하느님의 성령에 의해 인도된 말씀과 선한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을 이러한 죄와 악의 세력으로부터 온전히 회복시켜 인간다운 인간을 만들고 인간 본연의 품위와 자유를 회복시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고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는 본래의 모습으로 되찾아주시는 분이시다. 인간이 이렇게 변화될 때 구원된 모습을 지니게 된다.
그리스도의 구원은 전인적인 구원을 지향한다. 전인적인 구원이란 영혼과 육체를 가진 인간전체의 구원으로서, 신체적ㆍ물질적인 구원과 정신적이며 영적인 구원 모두를 포함한다.
예수님도 배고픈 자신에게 먹을 것을 주셨고, 병들고 아파하는 이의 신체적 고통을 낫게 하였으며, 신체장애자들을 성한 몸으로 고쳐 주셨다. 그리고 욕심사나운 새리 자캐오를 회개시켜 자선을 베풀게 하셨고, 미움과 증오심이 가득찬 이들을 회개시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어떤 면에서 인간이 본래의 품위를 잃은 것은 자신의 탓도 있겠지만, 타인의 죄악에 의해 저질러진 폐악이 그에게 덮쳐 희생적인 고통을 당하는 모습도 있다. 그것은 타인의 악과 욕심을 겪으며 그에 물들수도 있고, 또 직접적인 희생을 당하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신체적, 정신적, 영적인 고통이며 질서가 깨어진 모습이다. 인간의 구원이란 바로 이러한 죄와 악의 세력에 의해 희생당한 이들을 온전한 모습으로 회복시켜 주는 일이다. 죄와 악에 의해 상처받았던 인간의 구원은 전혀 그 흔적도 없이 고쳐지는 것은 아니다.
신체적으로 치료받기 위해 수술을 받은 사람의 몸에 그 수술자국이 남듯이 마음과 정신으로 악과 죄에 빠졌던 사람도 치유된 후에 그 마음과 정신의 상처는 남는 것이다. 비록 깨어졌던 부분에 그 복구된 흔적이 남고, 죄와 악에 의해 분열되었던 인간 마음에 그 치유된 상처가 남지만, 그흔적과 상처는 인간이 항상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한 상태로 돌아가지 말야아 할 소중한 체험으로 간직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교적 구원사업으로 복구된 은총의 각인을 통해 새 생활에의 기쁨,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구원된 모습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그리스도교는 인간을 죄와 악에 물들지 않고 올바른 모습의 인간완성을 지향하는 종교이며 동시에 죄와 악에 빠진 인간도 구원의 말씀과 은총으로 구제하여 올바른 길을 가도록 현존하는 교회의 제도, 직책 그리고 정신적 물질적 재화들을 세상 구원을 위해 선용하는 종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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