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의 파송과 그들의 귀환보고의 형식은 12제자들의 파송때(루가9,10:마르6,30)와 같은 형식이지만 이번 72제자들의 파송의 경우는 그 귀환보고에 더 큰 뜻을 부여하려고 루가는 더 자세한 귀환보고를 기술하고 있다. 파송때는 주님의 파송훈시와 축복이 있었고 귀환보고에는 주님의 보고 시인과 축복이 있다.
파송되었던 72제자들이 어느 지방으로 갔었으며 얼마 동안 머물다가 언제 돌아 왔는지, 또한 다 함께 돌아 왔는지에 대한 일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여기서 강조하려고 하는 것은 그들의 전교활동은 주님의 지시를 따랐고 자기들의 능력을 내세우지 않고 주님의 이름으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들은 기쁨에 넘쳐 돌아 왔다.
그들은 주님의 지시에 따라 맨 손으로 전교지방에 뛰어들었으며 그 지방에는 각종의 위험이 뒤 따랐다. 그래도 그들은 아쉬움이 없었으며 여행 중에 당하는 위험도 기적처럼 극복할 수가 있었다.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받고 떠나는 선교사들은 「사자와 독사 위를 짓밟고 다니며, 사자새끼와 구리뱀을 짓이기며」(시편91,13)다녀야 하고 「뱀에 물리거나, 독을 마셔야 하는」(마르16,18)위험을 겪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주님의 도움이 뒤 따를 것이다.
「뱀을 쥐거나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을 것이다」(마르16,18)라고 한 예수의 말씀은 사도교회 선교사들이 용기를 가지고 전교한 생활을 반영하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전교여행중 파선을 당했다가 멜리레섬에 올라 갔을 때 독사가 손에 달라 붙어 물었지만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고 섬주민들은 그를 신으로 생각하였다고 한다(사도 28, 3~6).
제자들은 주님에게서 받은 능력으로 병자도 고쳐주고 마음의 상처도 매만져 주는 신나는 활동을 하였지만 그들 자신이 놀란것은 마귀들까지도 복종시키는 능력을 발휘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께 돌아 와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들까지도 복종시켰다고 보고하였다. 주님의 이름에 불어 있는 힘에 그들자신이 놀랐던 것이다.
주님이 처참하게 십자가 형을 당하는 것을 보고 의기소침했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용기백배 물불가리지 않고 복음전파에 뛰어든 사도교회의 양상을 엿볼 수가 있다. 『너희의 말을 듣는 사람은 내 말을 듣는 사람이며 너희를 배척하는 사람은 나를 배척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를 배척하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배척하는 사람이다』(루가10,16)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신념을 가지고 그들은 전교활동에 임하였다.
이제 악의 세력인 사탄의 왕국은 무너지고 그대신 하느님의 나라가 설때가 왔다. 예수께서 모든 배척을 당하여도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만은 잊지 말고 전하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그 때가 온 것이다. 제자들의 호들갑떠는 흥분과는 대조적으로 예수의 태도는 태연하고 평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 세상에서 너희를 해칠 자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악령들이 너희에게 복종한다고 해서 그것이 대스러운 것은 없다. 그것보다는 너희가 기뻐해야 할 일은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악령들이 그들에게 굴복하고 있을 때 예수께서는 사탄이 하늘에서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고 계셨다. 이 표현은 하느님 나라의 도래와 함께 사탄의 왕국이 붕괴하고 있다는 것을 묵시적으로 나타낸 표현이다. 하늘에서 번개가 친다는 표현은 복음서에서 두번 사용되었다. 한 번은 세상의 마지막 심판을 표현할 때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것은 뭇사람들이 떠드는 것과 관계없이 번개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번쩍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갑자기 나타날 것이라는 종말론적 예언을 할 때이고 두 번 째는 오늘 하느님 나라가 세워지는 광경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쓰여졌다. 요한 묵시록 12장 7~10, 13절에서는 대천사미카엘이 하늘의 용,즉 사탄과 싸워 이기는 광경이 제시된다.
그 용은 자기 부하들을 거느리고 싸웠지만 당해 내지 못하고 하늘에서 떨어졌다. 이제 하늘에는 그들이 발붙일 자리가 없어졌다. 그 용은 온 세계를 속여서 어지럽히던 늙은 뱀으로 악마라고 불리는 사탄이다. 그 떄에 하늘에서 들려 오는 소리 :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가 나타났고 하느님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라고 요한 복음서에는 이 세상의 지배자들이 쫓겨나고 모든 사람이 예수께 몰려 올 때가 왔음을 알린다(12, 31). 사도 바오로는 박해받는 로마교우들에게 하느님께서 사탄을 굴복시켜 평화를 주실 날이 다가 왔다면서 주 예수의 은총을 빌어주었다.(로마16, 20)
이제 제자들의 복음전파생활로 사탄은 패배하고 하느님의 나라가 이룩되고 있다는 확신을 제자들은 가지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또 한 번의 확신을 심어 주신다. 그들은 뱀이나 전같을 짓밟는 능력과 원수의 모든 힘을 꺾는 권세를 받은 것이다. 성서의 묵시적인 표현은 뱀(고린후11, 3 : 묵시12, 9~15 : 20, 2)과 전갈(묵시9, 3, 5, 10)은 악마의 세력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세력을 짓밟는 권세는 구약의 원초적 복음의 약속을 반영한다(창세3, 15 : 이사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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