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첫 공연이 선보이는 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 드망즈홀.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 기념 창작뮤지컬 ‘사도 베드로’의 첫 공연이 4월 20일로 다가왔다. 이날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 신자들을 찾아갈 ‘사도 베드로’. 성경을 통해 드러난 사도들의 이야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작가와 연출가, 배우들의 묵상이 더해져 창의적이고 한결 새로워진 사도들의 모습이 신자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알고 보면 더 재밌을 ‘사도 베드로’의 관람 포인트를 짚어 본다.
■ 16개의 장면
뮤지컬 ‘사도 베드로’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이자 교회 최고 목자인 프란치스코 교황 영상을 첫 신으로 무대를 연다. 이후 관객들은 늘 예수님 곁을 지킨 베드로 사도의 발자취를 좇으며 자연스레 주님의 삶을 따라가게 된다.
▲갈릴래아 호수에서의 예수님과의 만남 ▲예수님과의 공생활 ▲가리옷 유다와의 첫 만남 ▲장모를 고쳐주시는 예수님 ▲예수님 앞에서의 베드로의 첫 전도 ▲최후의 만찬 ▲유다의 배반 ▲낙향하는 베드로 ▲성령 강림과 공동체 생활 등을 거쳐 마지막 16번째 장면인 순교에 이르는 베드로 사도의 삶은, 왜 예수님이 그를 교회의 반석으로 삼았는지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이 때문에 100분 남짓한 공연 시간동안 잠시도 배우들의 몸짓, 손짓 하나하나에서 눈을 떼기 힘들다.
■ 베드로의 길 vs 유다의 길
‘사도 베드로’의 감독 우기홍(미카엘·44·의정부교구 구리 인창동본당)씨는 “베드로를 유다의 반대편에 두고 베드로가 느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예수님께서 활동하던 시절 이스라엘 사회에서 어부는 하류층에 속했다. 따라서 베드로는 당대 주류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존중받지 못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뮤지컬 ‘사도 베드로’에서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알게 되고 예수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갖는 과정을 묘사한다.
이에 비해 유다는 하느님의 사랑보다는 ‘자신이 옳다’는 생각에 빠져 심지어 예수님을 도구화하려는 인물로 묘사된다.
우 감독은 “예수님이 식민지 상황을 뒤엎는, 예루살렘을 해방시키고 자유를 가져다주는 인물이길 갈망하는 유다의 모습을 그렸다. 또한 유다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이루기 위해 예수님을 이용하려는 인물로 나온다”고 말한다.
즉, 베드로가 결정적인 순간에 엎드려 하느님께 자비와 사랑을 청하는 인물로 묘사됐다면, 유다는 자신이 옳다는 생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물로 묘사됐다. 예수님에 대한 베드로와 유다의 태도 차이점이 관람 포인트.
■ 좌중을 압도하는 칼군무
팔을 일제히 쭉쭉 뻗고 원을 만들어 돌며 동시에 스텝을 맞춰 뛴다. 뮤지컬의 백미는 배우들이 모두 나와 무리지어 춤추는 군무다. ‘사도 베드로’는 시작부터 강렬한 칼군무를 선보인다. 출연 배우가 모두 나와 여느 아이돌 못지않은 힘 있고 절도 있는 동작을 보여준다.
시작하는 노래 ‘갈릴래아 호수’에 맞춰 배우들은 그물을 던지는 동작, 희망을 찾는 동작 등을 힘찬 노래에 맞춰 절도 있게 표현한다. 아울러 통통 튀는 바운스가 들어가는 동작도 있어 흥겨움을 더한다. 뮤지컬을 시작할 때 모든 배우가 출연해 힘찬 음악에 맞춰 펼치는 칼군무가 관람 포인트.
■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가사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총 11곡이 배우들의 연기, 춤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기존의 성극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사도 베드로’ 출연 배우들이 춤 연습하는 장면을 지켜본 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예수님은 사랑이네, 예수님은 구원자네~”(‘사도 베드로’ 삽입곡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중)를 한동안 흥얼거리게 된다. 그만큼 ‘사도 베드로’의 노래는 단순하고 멜로디는 친근하다. 또한 가사는 예수님의 삶과 사도들의 생활, 성경의 장면을 쉬운 말로 묘사하고 있어 노래를 차분히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성경의 중요한 장면들을 익힐 수 있다. 삽입곡 ‘깨뜨린 옥합’은 “거룩한 이름 예수 앞에서/ 깨뜨린 향유 부어서 당신의 머리에/ 비천한 머리 풀어서 당신의 발 위에”라는 가사로 ‘죄 많은 여자를 용서하시다’(루카 7,36-50) 부분을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표현한다. 이 노래를 부르는 마리아 막달레나 역의 정문주(마리아 막달레나)씨의 가창력이 돋보인다. 친근한 멜로디와 성경 장면을 묘사한 가사가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
■ 등장인물 성격을 묘사한 의상
베드로는 투박하게, 유다는 화려하게. ‘사도 베드로’에서 배우들이 입는 옷은 등장인물의 성격을 드러내준다. 베드로의 옷은 그의 우직하고 단순한 성격을 드러내도록 투박하게 제작했고 유다는 돈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화려한 모습을 강조해 제작했다. 또 극에서 야고보 사도는 익살스러운 인물로 등장하는데 그의 의상은 익살스런 성격을 강조한다. 등장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의상도 또 다른 관람 포인트.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