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열린 수원대리구 고등동본당 ‘구역 노인 탁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구역 노인 탁구대회’. 본당 10개 구역이 각각 대표팀을 선발, 구역 대항전을 치렀다. 대표팀은 60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된 2인 남녀 복식팀이다. 대표팀이기는 하지만 라켓도 처음 잡아본 초보자부터 ‘탁구를 좀 쳤다’고 말하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팀원 구성도 다양하다. 탁구공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날아가기 일쑤지만, 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대회의 취지가 ‘승리’에 있지 않고 ‘친교’와 ‘화합’에 있기 때문이다.
수원대리구 고등동본당(주임 김길민 신부)은 3월 26일 성당 지하에서 ‘구역 노인 탁구대회’를 열었다.
본당 노인분과가 주관한 이날 대회는 본당 노인층이 더욱 활발히 본당활동에 참여하도록 격려하는 뜻에서 마련됐다. 고등동본당은 주일미사 참례자 중 65세 이상 노인층이 1/6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노인 신자의 비율이 높다. 이에 따라 본당은 노인층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본당 신앙공동체도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이들은 20명에 불과하지만, 대회는 본당 전체의 잔치였다. 본당에서 함께 활동하는 어르신들, 자신의 구역 어르신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신자들, 대회를 돕기 위해 나선 소공동체 봉사자들이 한데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대회 중간에는 소공동체 봉사자들이 준비한 음식과 간식도 풍성하게 차려졌다. 이렇듯 대회가 신나는 잔치로 펼쳐지다보니, 미사참례만 하던 신자나 냉담신자도 본당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했다.
윤순선(프란치스카·70)씨는 “냉담 중인 남편을 위해 기도를 많이 했지만 회두할 수 있는 계기가 없었는데, 이번 대회를 기회로 남편이 냉담을 풀고 성당에 나왔다”면서 기쁨을 전했다.
아울러 본당은 탁구대회 외에도 다양한 노인사목을 기획 중이다. 매주 목요일에는 노인대학을 진행할 뿐 아니라, 오는 5월에는 효도MT도 마련해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신자들이 노인 신자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노인층을 포함해 가족단위 캠프도 구상하고 있다.
김길민 신부는 “노인들이 받는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중심이 돼 활동할 수 있도록 노인사목을 활성화하면 본당 공동체가 활기를 띨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많은 어르신들이 본당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