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료 국제학술대회 참가한 케빈 피츠제럴드 신부
“동·서양의학 모두 발전한 한국, 통합의료에 최적”
각 문화권 의술 접목한 치료법 개발
전 세계에 퍼진 교회 병원 역할 중요
“모든 의료활동의 목적은 환자의 치료입니다. 새로운 치료법으로 환자가 낫는 모습을 보면서 통합의료의 매력에 흠뻑 빠졌지요.”
케빈 피츠제럴드 신부(미국 조지타운대학교의료원 교수)는 미국사회에 통합의료(Comprehensive and Integrative Medicine)를 널리 알린 인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임상연구 정상회의 2017’에도 참가해 2009년부터 시작된 조지타운대학교의 통합의료 연구 활동에 관해 발표했다.
“그동안 많은 문화권에서 의료 활동을 해왔고 각자의 전통에 따라 발전시켜왔지요. 하지만 지금은 미국을 필두로 한 서양의학이 의료 활동의 중심에 있어요. 그동안 각 문화권에서 발전되어온 의료기술을 하나로 접목시키면 그 효과는 어떨까요? 이것을 연구하는 것이 바로 통합의료지요.”
예수회 출신으로 종양학 박사이기도 한 피츠제럴드 신부가 서양의학 외의 치료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3년이었다.
피츠제럴드 신부는 중국인 이민자들이 침술과 한약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보고, 동양의학이 서양의학을 보완하는 대체의학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학생들에게도 동양의학의 장·단점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2007년부터는 미 보건성도 획일적인 치료 대신 환자 개개인의 조건에 따른 맞춤형 치료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피츠제럴드 신부는 “환자의 증상을 듣고 개인별로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는 한국의 전통의학과 서양의 의료기술을 합치면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때마침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에서 같이 연구해보자는 제의가 와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피츠제럴드 신부는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통합의료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현재 조지타운대학교의료원은 (재)통합의료진흥원과 함께 통합의료의 학문적 근거를 쌓기 위한 기초과학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임상실험을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통합의료 치료법을 발견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의 자음강화탕이 유방암 치료제인 타목시펜의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피츠제럴드 신부는 “한국은 한의학뿐만 아니라 서양의학도 발전된 나라로, 통합의료 연구에 최적의 장소”라면서 “통합의료를 위한 한국의 노력으로 그동안 대결구도였던 한·양방이 상대방의 의료전통을 이해하고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여 더 큰 의료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피츠제럴드 신부는 통합의료 확산을 위해 가톨릭교회 병원들이 적극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전 세계에 퍼진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의 전통 의료기술을 배울 수 있는 교회가 통합의료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교회는 더 나은 치료법을 바라는 환자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할 사명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