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7일 세월호 참사 2주기 합동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무고하게 희생된 304위 영혼들을 정중하게 추모하고 그 가족들을 위로하며 새로운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도록 기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4월 7일 안산 화랑유원지. 4000여 명의 교구민들이 함께한 세월호 3추기 추모미사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말했다.
교구는 세월호 참사 후 3년이 지난 지금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불의를 바로 잡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3년 교구는 어떻게 세월호 참사로 아파하는 이들 곁을 함께 걸어왔을까.
■ 끊임없이 이어지는 미사
2014년 4월 16일. 참사 당일부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사회는 조금씩 세월호 참사를 잊어갔지만, 교구는 매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면서 “기억하겠다”는 말을 실천했다.
교구는 아직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정부의 합동분향소가 조성되기 전인 2014년 4월 23일부터 매일 오후 8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미사를 봉헌해왔다. 안산대리구 와동일치의모후성당에서 봉헌하던 미사는, 정부 합동분향소가 안산 화랑유원지에 설치된 후부턴 합동분향소 천주교 부스에서 지속적으로 봉헌해왔다.
참사 당시 재빠르게 설치됐던 타종교 부스들은 이미 참사 100일이 되기 전에 모두 퇴거했고, 오직 교구가 운영하는 천주교 부스만이 합동분향소와 함께 운영되고 있다.
참사 당시 ‘세월호 참사 교구 임시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교구는 위원회를 중심으로 37차에 걸쳐 한 달 단위로 추모미사 주례 사제를 정해 미사를 거행하고 있다.
교구의 추모미사는 미사 운영 초기에 정한 방침 그대로 정부에서 발표하는 공식 ‘합동 영결식’ 전날까지 미사를 거행할 예정이다.
또한 참사 1주기, 2주기, 3주기 등 특별히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날엔 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주례하는 교구 합동 추모미사를 마련했다. 교구는 이 미사를 통해 모든 교구민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억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 주교들의 관심
교구 주교들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2014년 6월 4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같은 해 7월 27일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가 가장 많은 본당인 안산대리구 와동일치의모후본당을 방문해 본당공동체에 위로를 전했다.
뿐만 아니라 교구장 사목교서와 부활·성탄메시지,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생명윤리위원장으로서 발표하는 메시지들에서도 잊지 않고 세월호 참사를 상기시켰다. 이 주교는 메시지를 통해 교구와 전국의 신자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 건설을 위해 기도하고 실천할 것을 당부해왔다.
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 역시 세월호 참사 후 첫 부활대축일인 2014년 4월 20일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한 미사를 주례했다. 세월호 참사 후 100일째 되는 날이었던 2014년 7월 24일엔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에서 추모미사를 봉헌하는 등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고 위로하는데 적극 나서왔다. 또 사목방문 중에도 강론을 통해 자주 세월호 참사를 이야기하는 등 관심을 기울였다.
교구장대리 문희종 주교는 주교 서품 후 첫 일정으로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방문하고 미사를 봉헌했다. 문 주교는 세월호 참사 당시 복음화국장으로서 세월호 참사에 관한 실무를 담당했던 만큼 꾸준히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억해왔다.
■ 진상 규명 위한 활동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교구 활동도 이어졌다.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재철 신부)는 2014년 4월 28일 세월호 참사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한 이래 수차례에 걸쳐 정부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해왔다.
교구 정평위는 2015년 6월 1~6일 안산시청 정문 건너편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단식기도회’를 실시해, 성명이나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교구 공동선실현사제연대(대표 조한영 신부)도 2016년 8월 1일 시국선언을 통해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사제연대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실질적 조사활동이 가능하도록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할 것 ▲부당한 언론개입에 대한 조사와 세월호 언론 청문회를 개최할 것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도록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교구 사제단 역시 진상 규명을 위해 소리를 높였다. 교구 사제단은 세월호 합동 추모미사 때마다 공동성명을 발표, 정부가 철저하게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4월 7일 봉헌한 세월호 3주기 교구 합동 추모미사 중에도 현 정부와 차기 정부에 대해 ▲세월호 미수습자를 빠짐없이 수습할 것 ▲세월호 침몰의 진상이 빈틈없이 규명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 ▲생명이 우선되고 존중되는 나라를 건설함으로써 주권자인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올바르게 행사할 것을 요청했다.
■ 상처의 치유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과, 세월호 참사의 충격으로 실의와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한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2014년 12월 20일 개소한 안산생명센터(원장 홍명호 신부)다. 안산생명센터는 교구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유가족의 치유와 지원을 위해 마련한 시설이다. 센터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안산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신적·심리적·사회적 기능의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특히 유가족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각자 상실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
센터는 종교를 막론하고 유가족과 시민들의 세월호 참사로 생긴 상처를 아물게 하는 치유의 장으로서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매주 화·목요일에는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금요일에는 미사를 진행한다.
안산대리구(대리구장 김건태 신부) 역시 세월호 참사로 아파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4년에는 가톨릭여성상담소와 협력해 안산대리구 문화원에서 ‘사회심리극’, 미술치료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또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수녀회와 협력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본당을 찾아 마음치유피정을 열기도 했다.
■ 문화를 통한 위로 활동
음악 등 문화활동을 통해 세월호 참사로 아파하는 이들을 위로하려는 움직임도 많았다.
이노주사를 이끄는 현정수 신부(안산대리구 고잔본당 주임)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성가 ‘아이야’를 작곡해 앨범 ‘청사희망’에 실었다. 노성호·노중호 형제 신부도 세월호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사무엘’을 작곡, 앨범 ‘노비스 꿈’에 싣고 순회공연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로하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안산대리구 와동일치의모후본당(주임 홍명호 신부)도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을 본당에 초청해 공연을 열고, 미사와 함께하는 이야기 콘서트, 희망 나눔 콘서트를 여는 등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공연을 통해 위로하고자 노력했다.
교구 청소년국(국장 박경민 신부)도 2016년 4월 1일 청소년·청년과 함께하는 사제음악회 ‘WITH’를 와동일치의모후본당에서 열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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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0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부활미사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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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27일 와동일치의모후본당 방문해 유가족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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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0일 치유의 공간 ‘안산생명센터’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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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5일 참사 1주기 추모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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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정평위, 진상 규명 위한 단식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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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1일 문희종 주교, 서품 후 첫 일정… 유가족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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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7일 참사 2주기 추모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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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9일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 위한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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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7일 참사 3주기 추모 미사
■ 명예기자단 화보 / 세월호가 떠난 진도 팽목항
우리 아이들이 부활을 기다리며 세월호와 함께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곳,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 진도 팽목항. 세월호는 인양돼 뭍으로 올라왔지만, 2014년 4월 16일 그 날을 잊지 않기 위해 교구 명예기자단이 팽목항을 찾았다. 명예기자들의 렌즈에 담긴 팽목항의 풍경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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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추모객들이 세월호가 떠난 팽목항에서 등대를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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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울타리에 매달린 노란리본들과 함께 걸린 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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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추모객이 세월호가 가라앉았던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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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인양돼 팽목항을 떠났지만, 세월호를 기억하는 조형물이 여전히 팽목항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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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놓인 현수막과 신발을 한 추모객이 촬영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