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상실, 신경증적 강박, 사회 적응 실패…. 오늘날 심리학자들은 많은 경우, 이러한 부정적 경험들이 ‘성취의 결핍’ 때문에 생긴다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좌절만 하고 있어야 하는가?
영성신학자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분당성루카본당 주임)는 “우리에겐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 바로 영과 마음이 희망이 된다”고 말한다.
정 신부는 수원가톨릭대 영성지도와 심리학·영성신학 교수를 역임하고, 「영성적 삶으로의 초대」를 비롯해 「영성으로 읽는 성인성녀전」, 「인간 마음의 형성」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하고 번역해온 영성신학자다. 최근엔 새로운 영신 수련 방법론인 ‘형성적 영성’ 강의로도 주목받고 있다.
정 신부는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세례성사를 통해 영적인 안정을 찾을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하지만 그 안정을 지속시켜 주거나 혹은 더욱 성장시켜 줄 영적 지도를 받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갈수록 영성생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신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 신부는 오늘날 우리에게 영성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영적 지도라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이뤄지는지, 올바른 영적 지도가 무엇인지 익히고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형성적 영성’은 우리가 그리스도교적 형성에 더욱 마음을 열고 우리의 삶과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방식”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형성’이란 우리 존재 깊은 곳에서 그리스도의 근원적인 형태 혹은 ‘영적 가능성’의 표현”이며 “그리스도교적 형성은 뜬구름이 아니라, 일상의 ‘영적 가능성’에 구체적 형태를 부여한다”고 말한다.
정 신부는 특히 신자들과 사목자들이 보다 쉽게 영적 지도의 본질을 깨우치고 영적 안목을 갖출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평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의 필요성을 절감해왔다. 최근 우리말로 번역해 선보인 「영적 지도를 위한 길잡이」(캐롤린 그래톤 박사 지음/310쪽/1만1000원/쉐마북스)도 형성적 영적 지도 활성화에 큰 힘이 되는 책이다.
“영성이 어렵게 다가오는 이유는 영성의 원리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형성적 영성’은 세상에서 인간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구체적으로 다루기에 더욱 실용적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영적 안식을 지속시킬 혜안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