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을 비롯 교구 전체가 유기적으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땀을 쏟아내고 있는 교구청의 각 국장급 신부들. 이들의 활동이 신자들에게는 널리 알려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들 신부들이 아주 중요한 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본당생활 활성화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인하는 이는없다.
나원균 신부(서울대교구 교육국장ㆍ전국 교육국장회의 의장ㆍ바오로)는『교구청에 있는 사제들이 하는 일은 교구장님의 사목방향을 각 본당이 잘 수렴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본당생활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본당생활을 활발히 하기 위해서는 신자와 신자, 신자와 사목자, 본당사목자와 교구청 사제 등등 교회 각 구성원들의 상호신뢰 및 협조정신이 전제된다』고 강조한다.
또한『본당 및 교회 각 구성원의 현재 모습은 한국교회 전체 모습과도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본당생활의 활성화는 곧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는 작업과도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사실 2백주년 및 세계성체대회를 거치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평가는「외형적인 발전에 비해 내적인 성숙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특히 영성의 부족에서 오는 신앙과 생활의 괴리문제는 본당생활을 비롯한 모든 것에서 발견되는 근본적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교회는 최근까지「선교제일주의」라는 방향에서 사목을 펼쳐왔습니다. 이 같은 비신자의 신자화라는 측면도 중요한지만 이제는 교회 내적인 성숙에 사목의 높은 비중과 관심을 둘 때라고 생각합니다』
나신부는 교회 모든 노력을 경주한 결과가 복음화율 6%를 나타내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수치에 따른 외형적인 신자증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참다운 교회모습, 참다운 신자를 통한 실존적인 선교의 시기가 왔다고 강변한다.
『특히 올바른 가치관의 부재로 사회병폐 현상이 날로 가중되어 가고 있는 현실사회에서 교회의 이같은 자세는 더욱 요청되고 있다』고 지적하는 나신부는 지난 1월말에 개최됐던 서울대교구 사제연수회에서 사제들이 지적 및 제안했던 점들을 공감한다면서『여기서 제시된 지적들의 총체적인 개선이야말로 본당 활성화및 한국교회 복음화의 지름길이다』고 덧붙여 강조한다.
당시 사제연수회에서 사제들은▲사제중심의 선교 및 교회운영과▲사제의 만능탈랜트적인 각 방면의 리더 역할이, 현재는 단점으로 한국교회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욱이 연수회에서 사제들은 자신들의 사목자세ㆍ생활 등등 여러 면에서 스스로의 반성적인 측면으로 각 분야를 지적, 교회내의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적된 사항들중▲본당의 대형화에 따른 성직자의 과다한 업무로 인한 성직자들의 의욕감퇴 ▲사목자가 사목보다는 행정에 치우쳐 질 수 밖에 없는 현실풍토 등은 시급을 요하는 개선사항이다』는 나신부는『빠른 개선을 위해서는 평신도가 사제들의 동반자라는 성직자의 자기인식 변화도 중요하지만 평신도들 스스로 평신도사도직에 대한 의식고취가 있어야 할것』이라고 제시한다.
『사제들이 스스로 진단하고 있듯 한국교회 안에서 사제들이 비중이 높은 그 만큼 사제들의 변화가 한국교회 변화의 근본 동인이 되겠지만 평신도 스스로의 변화도 이에 못지 않은 한국교회 변화 요인이다』는 나신부는『신자들은 교회의 구원관이 부활 신앙에 근거한 것임을 인식, 현세적인 구원관에서 벗어나 자신의 현세적 삶이 내세적인 삶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평신도사도직을 고양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6년째 교구 교육국장직을 수행해오고 있는 나신부는 본당생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같이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부분이 복음화되어 가야 한다면서, 이와함께 교구 각 국과 본당의 유기적인 협조관계도 이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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