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본보가 금년 1월 19일자부터 10면에 게재해온 기획시리즈「본당생활 활발히 하자」의 총괄 형식으로 대전교구장 경갑룡 주교와 가진 인터뷰이다.
▲교구장의 역할과 본당과 관련된 교구장의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 교구장은 교황을 단장으로 하는 주교단의 일원으로서 세계교회에 대한 책임을 지고, 특히 자신이 담당한 교구 내에서 교회일치의 표지이자 자신의 협력자들인 사제단의 중심이고 그 지역교회의 대표자입니다. 교구장의 사목대상은 교구내의 신자는 물론 세례받지 않은 모든 사람과 갈라진 형제들입니다.
본당사목은 사제들을 통해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교구장은 사목방문이나 타행사를 통해 본당을 방문, 본당사목에 직접적 관련을 갖기도 합니다.
▲최근 본당이라는 개념보다는 가정, 직장, 구역, 공소 등 지역 개념을 갖는 공동체의 중요성이 신자들에게더 쉽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 본당의 비애화로 많은 신자들이 공동체 소속감을 못느끼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같은 추세는 당연한 것이며, 오히려 직장 등 소그룹 중심의 모임 활성화는 시대적 요청이라고봅니다
그러나 본당이 교회의 기초단위라는 점에서 신자들은 본당생활을 정점으로 움직이되 구체적인 신상생활은 소그룹 중심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교회는 연안문제로 떠오른 본당의 대형화에 따른 신자들의 신앙생활 모습에 대처해야 하며 특히 제대와 신자들의 수직적 관계가 수평적인 관계도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성직자들의 「지배적인 자세」인해 여러 문제가 발행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 사도행전에서 나타나고 있는대로 성직자는 사목생활만 하고 행정은 다른이들이 하는 것이 이상형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교회가 운영될 때 이런 지적은 근원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 입니다.
성직자들의 이런 자세는 과거부터 이어져온 분위기 즉 성직자에게 모든 기대와 희망이 주어져 있는 성직자중심의 교회 운영 때문이 였다고 생각됩니다. 현재의 추세를 보면 이런 성직자 중심의 교회 운영이 많이 벗어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와관련, 주지해야 할 점은 이런 지적에 반성직자 분위기가 조성돼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성직자는 봉사자의 모습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고 평신도 및 수도자는 성직자를 적대관계보다는 함께하는 자세로 협력해 가야 합니다.
▲평신도사도직이 중요한 것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교회의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 교회의 주요활동 중의 하나가 평신도가 사회의 누룩이 될수 있도록 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교회의 배려」라는 부분은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볼수 있습니다. 신심위주의 신앙생활과 정의실천에 따르는 신앙생활의 강조점 비중이라든가, 아니면 교회운영에 있어 평신도의 목소리 반영정도라는 측면에서 풀이해 볼 수 있습니다.
본당운영에 있어 평신도의 역할은 과거와 달리 큰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본당에서는 본당사제가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 평신도의 의견을 참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본인도 교구차원의 여러 위원회에 평신도를 임명, 협조관계 속에서 운영해 가고 있습니다.
다시말해서 현재의 교회운영은 성직자와 평신도가 함께 협력해 나가는 시대 속에서 이루어져가고 있다고 말할수 있겠습니다.
단지 교회는 교회운영에 참여하는 평신도들이 교회의 공익을 위해서 교회의 비밀을 준수하면서 일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자세를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본당 단체들은 본당생활의 활력의 요소가 되고 있지만 가끔 배타적인 모습으로 인해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 교회의 모든 단체들은 교회의 쇄신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단체들의 배타성은 이런 점을 간과 자신의 단체활동이 제일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또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단체지도자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역사를 볼때 배타성이 강한 단체나 공동체는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끔 단체의 상급기관의 지시와 본당신부의 의견충돌로 긴장이 발생하는 것을 목격하지만 이는 상호이해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 라고 봅니다.
▲「과부의 동전 한 닢」이란는 헌금의 가치성도 있지만 한국교회 신자들은 타종파에 비해 너무 적은 헌금을 내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가톨릭은 프로테스탄트를 굳이 따라가야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톨릭은 가톨릭 나름대로 고유한 특성과 방식이 있습니다. 프로테스탄트에서 강조하는 십일조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입니다.
한국교회에는 다른 나라 교회와는 달리 교무금 제도가 있고, 이 제도는 신자들 사이에서 뿌리깊게 정착,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주일헌금외에 각종후원회, 특별헌금 등 여러 헌금 상황을 종합해 볼때 단순히 주일 헌금 바구니만 보고 신자들의 인색함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교회가 어떤 사업을 하고자 할때 익명으로 많은 신자들이 성금을 기탁하고 있는 등 신자들이 교회에 내고 있는 헌금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헌금문제와 관련, 신자들에게 크게 강조하고 싶지 않습니다.
▲2백주년 및 세계성체대회를 거치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평가는「외형적인 발전에 비해 내적인 성숙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습니다.특히 영성의 부족에서 오는 신앙과 생활의 괴리 문제는 모든 것에서 발견되는 근본적인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 이 점은 오늘날 우리 앞에 놓여진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할수 있습니다.
최근 교회 매체들은 예비자가 감소한다고 크게 다루고 있습니다. 예비자가 단순히 감소한다는 현상보다는 현상에서 교회가 내실화 돼야 한다는 하느님의 뜻을 읽어야 합니다.
특히 교회의 내실화는 영적인 내실화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신학교도 이런 점에서 영성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이 시대가 바라는 사제상은 영성적인 사제라는 판단이 듭니다. 일례로 박사들을 상대로 하는 사제라고 해서 반드시 박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영성적인 모습에 지식을 겸비한 사제가 바람직하지만 최소한 영성적인 사제가 더욱 필요한 현실이라고 보여집니다.
또한 신자들은 자신들이 믿고 있는 믿음을 그대로 실천해야 합니다. 복음은 하느님의 인류를 구원하는 기쁜소식이기도 하지만 각 사람이 입장에서 보면 삶의 태도에 대한 결단을 요청하는 것이라고도 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당생활을 활발히 하기 위해서 본당 각 구성원들이 가져야 할 자세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생활태도는 크게 열심히 하는 사람, 그럭저럭하는 사람, 마지못해 하는 사람으로 분류됩니다. 본당 각구성원들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수행해 나갈 때 본당생활은 자연히 활발해 질수 있을것으로 봅니다.
▲현재 대전교구에서 설립하고 있는 대전 가톨릭대학의 추진현황을 소개해주시고, 애로사항이 있다면 함께 들려주시길 바랍니다.
-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기 위해 금년중에 기숙사등을 완공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충청남도의 신학교라고 할수 있습니다.
신학교 설립과 관련, 이견이 있음도 알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성소를 너무 인간적 경영합리화 측면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봐야합니다.
일례로 현재 신자수가 몇명이고, 앞으로 필요한 사제는 몇명인데 하는 계산방식, 또 인간적 관점에서 나오는 비교분석 등은 어떤 경우에는 필요하지만 성소자 발굴과 관련해서는 전혀 적용될 수 없습니다.
성소자 발굴은 단지 어떤 교구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성소자는 가능한한 많이 발굴해서 하느님께서 도구로 사용하실수 있도록 양성해야 합니다. 단순한 경영합리화 판단으로 하느님 일꾼 양성을 소홀히 할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어떻게 당신의 일꾼을 활용하실 줄은 아무도 모릅니다. 북한선교, 중국대륙선교, 유럽으로의 역선교등 온갖 가능성이 주어져 있습니다.
현재 유럽교회의 침체는 성소자의 발굴을 등한이 한데서 나오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 한국교회는 성소자 발굴에 더욱 힘을 기울일 때라고 생각합니다.
대전 가톨릭대학 설립은 7년전부터 구상 및 추진해 왔지만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실패로 경제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학을 설립하는데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모두2백억으로 예상하는데 현재 80억여원 정도 모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든 신자들의 힘이 계속 모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 세상의 잣대로 교회에서 하는 일을 평가하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역량이 줄어들고, 성령의 역량은 커져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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