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ㆍ송기인 신부)는 최근「중인(中人) 김범우 가문과 그들의 문서」라는 자료총서 1권을 발간했다.
이 자료집은 그동안 순교자에 대한 연구가 주로 순교자들의 생애나 신앙을 중심으로 한 것에 비해 자료자체를 고증을 통해 묶어냈다는 데에서 학계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다.
이 자료집에는 조선조 정조 9년 (1785년) 천주교 최초의 공식박해인 을사추조적발사건으로 사망한 김범우 집안에 관한 것으로 김범우의 천주교 입교과정과 순교, 그리고 그의 가문을 간략히 소개하고 교지, 호구단자, 기일록 등의 김범우 가문에서 소장돼 오던 고문서를 원본사진과 함께 주해를 달고 있으며 부록으로 김범우 관련 문헌자료들을 싣고있다.
이 자료집은 천주교와 직접 관련되는 문서들이 없고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난해한 점이 없지 않으나 김범우의 후손 김동엽이 안동김씨일가와 연결되어 있는 사실 등을 보여주고 있어 천주교의 발전이나 전개와 관련, 족벌 양반가문의 정치적 방향 및 중인계급 출신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시사하는 등, 순교사의 측면적인 장료로서 또 사학도들의 연구자료로써 좋은 자료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부산교구 순교자 현양위원회에서는 이번 자료집의 발간을 순교자에 대한연구의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순교를 당한 교회중심보다도 순교를 하게된 당시의 시책등을 개관적으로 살펴보는데 의의를 두었고 이를 통해 교회사뿐아니라 일반 역사학에도 기여한다는데 목적을 두었다.
사실 순교자들에 대한 연구문헌자료들이 주로 당시의 재판기록과 형집행 당시의 상황정도에 불과한 교회사연구에서 이러한 시도는 더많은 순교자들의 자료들을 일반문헌에서 찾아낼수 있고 찾아내어야 하는 과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평하고 있다.
송기인 신부는 『교회와 사회는 함께 발전하는 만큼 순교자 연구에 있어 순교자들의 생애나 신앙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실정이지만 공정한 역사연구를 위해 박해사나 박해자들을 연구하는 것도중요하다』면서 『이런관점에서 자료집을 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산교구 순교자위원회 측은 앞으로도 부산지역 순교자들의 기록을 찾는 한편 대학도서기관 등과 협력하여 관변측 사료들도 추적하고 나아가 부산지역의 순교자 가문과 언양지역의 자료들도 차자엮어낼 계획이다.
한편 이번에 발간된 「중인 김범우의 가문과 그들의 문서」는 이조 중인 족보학을 전공한 동아대학교 사학과의 이훈상 교수의 협조로 가능했는데 이교수가 하버드대학 교환교수로 미국에 체재중이어서 현지에서 자료를 확인하여 팩시밀리로 이교수에게 보내 일일일 이교수의 검토를 받아 출간하게 됐다.
김범우는 역관 가문의 출신으로 이벽 등 신학문에 끌린 양반들과의 친교를 통해 천주교에 입교했으며 1784년 이벽의 집에서 이승훈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세례를 받은후 김범우도 남인계 실학자인 정약전ㆍ약용, 권일신 등과 자신의 집에서 정기적인 신앙집회를 가졌다.
그후 1785년 을사추조적발사건으로 체포되어 배교를 거부하고 유배를 당해 유배지에서 고문의 후유증으로 순교하였다.
현재 김범우는 교황청에 시복청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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