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에게는「단식」이란 말이 크게 와닿지 않는듯 하다. 현대인들이 단식을 그전처럼 그렇게 심각하게 여기지 않기때문이다. 따라서 그만큼 사순절동안의 「단식」이란 의미가 생소하게 들리는 것이다.
너무나 많은 신자들이 사순절이 없는 것인양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 는 단식의 새로운 듯을 찾아보는 시도도 있다. 낭비와 근검절약 차원에 서의 캠페인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단식의 본 의미를 분명히 나타내지는 못한다.
단식이 원래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다. 단식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필요한 것 도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포기한다. 단식은 특히 음식물 섭취를 온전히 도는 제한적으로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른 형태의 단식도 있다. 예컨대 향락의 포기나 금전의 포기가 그것이다.
또한 단식을 단순한 굶주림과 독일시해서는 안된다. 굶주리는 사람은 그외 달리 할 방도가 없다.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기 때문에 굶을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단식하는 사람은 의도적으로 일정기간동안 음식을 먹지 않는것이다.
단식은 단식만을 위한것이 아니다. 단식하는 사람은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행위에 아무런 뜻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왜 그리고 무엇대문에 단식하는지를 깨닫지 못하기에 아예 단식을 하지 않게 된다.
단식의 우선 목표는「속죄」이다. 자기자신을 억제하고 소중하고 중요한것을 포기함으로써 잘못을 소죄하는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기가 행하는 후회와 속죄가 입술로만 하는 고백이 아니라 느낄수 있는 구체적인 것이 된다. 속죄가 부활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사순절은 오늘날 공식적으로「부활절의 속죄기간」이라 불린다.
단식의 또 한가지 목표는「유대감의 표현」에 있다. 누가 단식하면 이를 통하여『나는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 나도 이를 포기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누가 음식을 절제하면 가난한 사람, 배고픈 사람들과의 유대를 훈련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단식은 다소 유대감의 상징적 표시일뿐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단식한다고해서 이디오피아나 인도의 굶주린 사람들과 같은 상황에 처해져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유대의 한 표시로서 그 가치는 있는 것이다.
유대감의 단식하는 것은 동시에 동정의 행동이다. 고통중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스스로 어려움을 받아드리는 것은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뜻에서 볼 때 부활 전의 단식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우리에게 부활의 길을 열어주신 예수와 함께 상징적으로 고통받는 것이다.
단식의 올바른 목표는 자신을 인간으로서 느끼고자 하는데 있다.즉 단식하는 사람은 어떠한 호사스러움도, 물직적 만족도, 여러가지 편리한 것도 없이하면서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알게 되는것이다. 단식하는 사람은 자기 몸과 영혼이 이런점에 어떻게 적응해 나가는지, 평소와 다른상황에서 극복해 내는지를 경험하게 된다.
단식을 통해 자기자신을 알면 또 하느님을 뵙고자하는 원의도 자주 생기게된다. 이미 성서에서도 전하고 있지만 세례자 요한이나 예수도 자신들의 사명을 생각하고 진지하게 기도하기 위해서 일부러 사막의 고독과 외로움을 찾았다. 또 많은 성인들도 그때문에 단식을 했다.
단식을 통해 자기를 포기하는 사람은 하느님께 자기를 봉헌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많이 생기게 된다.
단식의 또 다른 목표는 의심없이 사람들에게 어떤 그 무엇을 호소하고 격려하기 위한 의도에 있다.『보라 내가 진심으로 이 문제를 생각하고 있기때문에 단식을 하는것이다』고. 부활전에 단식하는 사람은 『우리를 위해 대신 고통당한 예수가 정말 마음아프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식하며 남을 협박하는 것은 참다운 단식이 아니다. 『너희들이 조건을 채워야 내가 음식을 먹겠다』는 단식은 참다운 단식이 아니다.
참단식은 아무 조건도 내세우지 않는다. 단식은「단식투쟁」이 아니다.
단식의 깊은 뜻은「다르게 사는것」이다. 이것은 몇개의 사탕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편집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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