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를 향한 나의 말이 계속된다.
“사실 모든 후보, 아니 한 후보라도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내놓은 공약을 보면 영 아니다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는다고 무엇이 바뀝니까?”
베드로가 반박을 못하자 팀장 스텔라가 거들고 나온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편들기는!
“투표율이 낮고 젊은 사람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으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져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정부가 먼저 해야 할 일 아닙니까? 투표장에 가지 않는 사람만 나무랄 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공격이 예사롭지 않다. 그렇다고 물러설 내가 아니지.
“아주 근본적인 문제를 정확하게 짚으셨군요. 사실 여러 나라에서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한 예로 호주는 투표율이 90%가 넘습니다. ‘의무 투표제도’를 통해서 투표를 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의무투표제’라뇨? 원래 투표, 참정권은 국민의 권리 아닌가요?” 스텔라의 예리한 지적이 계속된다.
“그렇죠. 참정권은 공무 담임권과 선거권, 국민 투표권을 말하지요. 그 중에서도 직접 참정권인 선거는 매우 중요한 권리입니다. 이 권리를 국민의 의무로 여긴다는 것이죠.”
‘권리가 의무라….’ 스텔라와 베드로가 중얼거리듯 되새긴다.
“자, 우리나라 국민의 4대 의무가 뭐죠?”
“근로·납세·국방·교육의 의무 아닙니까?!” 베드로가 신이 나서 말한다.
“제법인데요. 교육의 의무는 의무이면서 권리입니다. 이는 교육을 통해서 한 개인이 국가를 위해 필요한 인재로 양성되어 국가 발전에 힘이 되어야 하기에 의무이지만, 한 개인의 삶을 볼 때에도 교육을 통해서 자신을 개발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기에 권리도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선거권은 권리이지만 선거를 통하여 국가를 잘 이끌어갈 지도자를 뽑아야 나라가 발전하기에, 이 권리를 잘 사용하는 것은 깨어있는 국민의 의무가 될 수가 있는 것이죠.”
“그래도 저는 ‘기권할 권리’가 있다고 봅니다!”
베드로가 물러서지 않는다. 스텔라 앞에서 지기 싫은 눈치다.
“물론 ‘기권할 권리’를 잘 사용할 제도적 장치가 있으면 괜찮습니다. 예를 들면, 투표용지에 ‘기권 칸’을 만들고 ‘기권’이 1등하면 선거를 다시 하고, 그 당시 후보는 출마할 수 없게 한다든지….”
“옳소! 정부는 ‘기권 칸’을 만들어라!” 베드로가 신이 나서 장난스럽게 소리칩니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도 꼭 투표하세요.
■ 펀펀 사회교리 퀴즈 ■
펀펀 사회교리는 지난 한 달 동안 공부한 내용과 관련, 퀴즈를 드립니다. 힌트는 4월 게재된 내용에 숨어 있습니다. 빈칸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찾아보세요.
1. OO은 그냥 없는 상태가 아니라 ‘없어서 못 누리는 상태’를 말한다.(힌트 4월 9일자)
2. 모든 민주주의는 OO 민주주의여야 한다.(힌트 4월 16일자)
정답을 5월 15일까지 우편엽서나 이메일로 보내주십시오. 정답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연락처, 주소를 꼭 남겨주세요.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32(군자동)
<이메일> funfun@catimes.kr
지난 퀴즈 정답
① 참여 ② 연대성
정답 당첨자 : 김지혜(율리안나), 신모아(글라라)
‘펀펀(FunFun)교리’ 17편 중국어 번역판이 가톨릭e신문 프리미엄 서비스로 찾아갑니다. QR코드로 지금 만나보세요.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