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묵주를 손수 만들어 국내외 성지에 봉헌하는 김명희씨는 “묵주를 가져간 이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매듭묵주 한 알 엮을 때마다 기도를 봉헌하고, 또한 그 기도를 여럿이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묵주를 나눕니다.”
김명희(빅토리아·66·청주 강서동본당)씨는 틈만 나면 묵주를 만든다. 형형색색 매듭 끈을 전통 방식을 응용해 꼬아 엮는 작업이 녹록찮지만, 한 알 한 알에 기도를 담아 꼼꼼히 매무새를 다듬어낸다. 이 매듭묵주는 평생 쥐고 돌려도 끊어지지 않을 만큼 탄탄하게 엮었다.
그렇게 정성껏 만든 묵주들은 국내외 성지 곳곳에 봉헌하고 있다. 오가는 순례객 누구든 자유롭게 가져가 기도할 수 있도록 선물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봉헌한 묵주가 벌써 1300여개를 넘어섰다. 특히 국내 111개 성지순례 완주를 목표로 두고, 각 성지를 방문할 때마다 10개고 50개고 그때그때 만든 만큼 전달했다. 5월 13일 파티마 성모 발현 100주년 기념일을 맞아 떠난 파티마 성지순례 중에는 특별히 준비한 묵주 500개를 파티마성지 성모상 앞에 봉헌했다.
각 성지 성모상 앞에 묵주를 봉헌하면, 늘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가 만든 매듭묵주를 보는 이들마다, 매듭 알을 매만지며 기도하고 싶다면서 쏙쏙 주머니에 넣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김씨는 흐뭇할 따름이라고.
김 씨는 “묵주를 가져간 이들이 한 단의 기도라도 바쳤다면 기도의 힘은 두 배 세 배가 됐을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저에겐 너무나 큰 기쁨이라는 생각에 선물을 계속하게 된다”고 말한다.
전통매듭묵주 만들기는 그의 손녀 덕분에 시작하게 됐다.
“새 생명에게 제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신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씨는 백일 축하선물로 기도를 하면서 5단 묵주 100개를 만들었다. 매듭방식을 배워 처음 만든 묵주였다. 그때 만든 묵주 100개는 자녀들이 다니는 성당과 멕시코 과달루페 성지 대형 성모상 앞에 각각 봉헌했다. 특히 김씨는 과달루페 성지를 순례하던 이들이 매듭묵주를 보곤 환호하면서 가져가는 모습을 보곤, 앞으로 더욱 많은 이들을 위해 묵주를 만들어 봉헌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오늘도 그는 감사의 기도, “묵주를 받는 모든 이들을 성모 어머님의 돌보심에 맡겨드린다”는 기도를 담뿍 담아 묵주를 만든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딘가에선 매듭묵주를 돌리면서 함께 기도하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