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 삼계본당, ‘1년 동안 월 1만 원 기부’ 수호천사 운동 펼쳐
“천사의 손길에 ‘사각지대’란 있을 수 없죠”
수호천사 60여 명 파견해 복지 사각지대 이웃 도와
마산교구 삼계본당은 지난해부터 복지 사각지대 이웃들을 위해 ‘수호천사’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사진은 주임 정연동 신부(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본당 사목회장단, 사회복지분과위원들. 마산교구 삼계본당 제공
“그동안 모은 우리 공동체의 사랑과 정성을 전해 주십시오.”
마산교구 삼계본당(주임 정연동 신부)은 지난 1년간 펼친 ‘수호천사’ 운동의 결실을 전달할 ‘수호천사’들을 지난달 9일 파견했다. 본당은 지난해 예수 부활 대축일부터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돕기 위한 자선기금을 모아왔다. 이번에 파견된 60여 명의 수호천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어려움을 겪는 16가정에 자선기금을 전달했다.
삼계본당 사목회는 1년간 100명이 월 1만 원씩 자선기금을 마련하는 ‘수호천사’ 운동을 펼쳤다. 과연 100명이나 참여할까 했지만, 주일미사 참례자 400여 명 중 절반가량인 210명이 수호천사 운동에 동참했다. 본당 사제와 수도자, 장년 신자들뿐만 아니라 주일학교 학생들도 용돈을 아껴 모금에 참여해 2900만 원을 모았다. 19명의 타 본당 신자들도 뜻을 같이했다.
본당은 자선기금을 모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직접 찾아 나섰다. 종교와 관할지역을 떠나 도움이 필요한 이라면 누구라도 대상자가 됐다. 21명을 추천받은 뒤 사목회 회장단과 사회복지분과 위원들은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해 실태 조사에 나섰다. 일주일 동안 각 가정을 방문하고 이야기를 듣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서류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을 찾을 수 있었다.
조을진(율리아·62) 사회복지분과장은 “정말 도움이 필요한데 서류에 적힌 몇 글자 때문에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면담을 통해 본당은 16가정을 최종 선정했다. 김부곤(마티아·62) 사목회장은 “직접 만나 손을 잡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받은 것이 더 많다”며 “단순히 돈만 전달한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고 사랑을 나눴기에 느낄 수 있는 감동이다”라고 말했다.
자선기금을 전달하기 위해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만났던 윤선희(드보라·51) 전례꽃꽃이회 단원은 “할머니와 단둘이 지내는 학생이었는데 할머니마저 요양병원에 가시면서 허름한 방에 홀로 지내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라도 관계를 유지하며 도움을 주기로 단원들과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번 ‘수호천사’ 운동을 계기로 일부 본당 단체는 5가정과 관계를 이어나가기로 했으며 본당 차원에서도 한 달에 한 번 어려운 가정을 방문하고 자선기금을 전달하는 등 지속적인 사랑 나눔 실천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