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90주년 기념 창작 뮤지컬 ‘사도 베드로’ 서울 공연
무대 위 ‘살아있는 말씀’에 감동… 전 공연 매진
소극장에서 관객과 가깝게 호흡
휴일 맞아 가족 단위 관람 많아
5월 중 부산·광주에서도 공연
5월 4일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사도 베드로’ 공연에서 유경촌 주교(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김민수 신부(유 주교 왼쪽) 등 관객들이 박수를 치며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가슴을 울리는 최고의 신앙 드라마!”
5월 4~7일 서울 동교동 CY씨어터에서 열린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 기념 창작뮤지컬 ‘사도 베드로’ 서울 공연은 대구·대전 공연에 이어 또 한 번 ‘베드로’ 열풍을 가져올 만큼 극찬을 모은 시간이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과 보다 가깝게 소통하는 소극장 공연의 매력이 더해져 어느 때보다 뮤지컬을 보러온 이들과 배우들이 함께 호흡하고 울고 웃는 묘미가 컸다. 열연하는 배우들 표정과 느낌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며 코믹한 장면에서는 웃음이 더 크게 터져 나왔고, 예수님을 배반하고 뉘우치는 베드로의 울음은 그대로 관중들의 눈물이 됐다. 이전 공연장 보다 객석 규모는 작았지만, 조명과 음향 무대장치도 극장 구조에 맞게 재배치되면서 극적인 효과는 더욱 배가됐다.
공연 나흘 내내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간이 의자까지 준비됐던 ‘사도 베드로’ 서울 공연은 현장에서 표를 구매하는 이들 보다 사전 예매한 관람객 비율이 높았다. 그만큼 대구·대전 공연을 거치며 ‘사도 베드로’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는 평가다.
5월 4일 ‘사도 베드로’ 서울 공연에서 예수 그리스도(맨 오른쪽)와 제자 역할을 맡은 출연 배우들이 관객들과 호흡하며 춤과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가정의 달과 어린이날 휴일을 맞아 가족 단위 관람객들 참여도 두드러졌다. 성노현(대건 안드레아·군종교구 해군중앙본당)씨는 부인 김은숙(베로니카)씨와 세 자녀, 친척 등 11명의 대가족을 이끌고 뮤지컬을 관람했다. 성씨는 “베드로 사도의 시선을 통해 주님의 희생과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면서 “무엇보다 부활 시기를 지내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서울 신수동본당(주임 최성기 신부)에서 35명이 사전 예매를 신청하는가 하면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부제반에서는 6명의 부제가 함께 공연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5월 4일 서울 공연 첫 날에는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대리), 김민수 신부(서울 청담동본당 주임), 송용민 신부(주교회의 사무국장) 등 교회 내 인사들이 참석, ‘사도 베드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유경촌 주교는 “성경 속 예수님의 묻혀있는 일상을 묵상하는 좋은 계기였다”고 소감을 밝히고 “인간적으로 부족해도 끝까지 주님을 따라갔던 베드로의 신앙은 지금 당장은 모자란 모습이어도 뉘우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우리에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 주교는 또 “교회의 공연 현실이 열악한 상황에서 창작 뮤지컬을 제작하고 무대에 올리는 시도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면서 “힘든 여건 속에서도 가톨릭 문화사업을 통해 선교에 앞장서는 분들에게 응원을 보낸다”고 격려했다.
오랫동안 ‘문화사목’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김민수 신부는 ‘성경을 문화적으로 접근한 사도 베드로의 시도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김 신부는 “성경을 그저 글로 쓰여진 텍스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사도 베드로는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통해 ‘살아있는’ 말씀으로 재현했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교회 안에서 이런 기회가 자주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대전·서울 공연을 마친 창작 뮤지컬 ‘사도 베드로’는 앞으로 부산·광주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부산은 5월 12~14일 남천동 푸른나무 교육관에서, 광주는 5월 26~28일 광주가톨릭대 평생교육원 대건문화관에서 각각 무대가 마련된다.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기수 신부는 “창간 90주년을 기념하면서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감사의 선물로 준비한 ‘사도 베드로’가 보다 많은 신자들에게 신앙 에너지를 주고, 또 이를 통해 교회가 더욱 더 주님 안에서 하나되는 데 작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티켓문의 1588-2155 가톨릭신문사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사진 박지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