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교황청 홍보처에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복음 선포 수단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5월 4일 교황청 홍보처 직원들과 만나 “디지털 문화의 맥락 안에서 주님의 자비를 모든 이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과 수단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했다. 다리오 비가노 몬시뇰이 이끄는 홍보처는 2015년 교황청 개혁 작업의 하나로 신설됐으며, 지난 4~6일 첫 정기총회를 열었다.
교황은 이날 “‘개혁’이라는 말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면서 “개혁이란 그저 새롭게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구성해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은 지능적으로, 또 유연하게 진행되어야 하지만, 어느 정도의 ‘폭력’, 즉 개혁을 위해서는 선한 폭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교황청 홍보기관의 개혁이 “기존 부서의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새로운 기구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사회홍보평의회와 공보실을 비롯해, 바티칸 라디오, 바티칸 텔레비전, 신문사, 인쇄소, 출판사의 업무를 조율하기 위해 홍보처를 신설했다. 정관에 따르면, 홍보처는 교황청의 커뮤니케이션 관련 기구들을 통합함으로써 각 매체들이 교회의 복음화 사명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응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홍보처는 앞으로 등장하게 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모형, 기술 혁신과 형태들을 숙고하고, 이를 홍보처 체계에 적용해 교황청의 사명에 봉사하게 된다.
교황은 특히 내년부터 홍보처 산하로 들어가게 될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의 변화를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교황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가 새롭고 다른 방법으로 더 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현재 이탈리아어판 일간지와 영어판 등의 주간지로 발행되며, 일간지 구독자 수는 1만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교황은 바티칸 라디오도 현대의 기술과 사람들의 요구를 수용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같이 신기술 서비스가 어려운 지역에서는 기존의 단파 방송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