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오(야고보) 복자는 윤유일(바오로)의 동생으로, 형에게 교리를 배우고 순교하기까지 신앙을 지킨 순교자다.
복자는 경기도 여주 점들(현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금사리)에서 태어나 인근에 있는 양근 한감개(현 양평군 강상면 대석리)로 이주해 살았다.
복자의 집안에는 신앙이 깊이 뿌리내려 있었다. 복자의 부친 윤장과 삼촌 윤현 또한 신앙 때문에 유배를 갔다. 1795년에는 형 윤유일이, 1801년에는 사촌인 윤점혜(아가타), 윤운혜(루치아)가 신앙을 증거하다 순교했다.
가족들 중에서도 복자의 신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는 그의 형 윤유일이었다. 윤유일은 초창기 한국교회의 밀사로, 주문모 신부를 입국시키는 역할을 했다.
형에게 교리를 배운 복자는 교리를 연구·실천하고, 이웃에게 교리를 전파하는데 열심이었다. 형이 순교한 이후에도 그는 위축되지 않고 인근에 사는 조동섬(유스티노), 권상문(세바스티아노) 등과 기도 모임을 진행하는 등 도리어 신심을 북돋워나갔다.
또 1795년 주문모 신부가 양근을 찾았을 때 성사를 받았고, 주 신부가 전주 유항검(아우구스티노)의 집을 방문할 때 동행하기도 했다.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복자는 양근 포졸에게 체포돼 양근 관아로 압송됐다. 복자는 갖은 문초와 형벌, 배교 강요에도 단호하게 신앙을 고백했다.
복자는 “형이 가르쳐 준 십계명을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실천해야 할 도리로 알고 있다”면서 “교회 서적을 밤낮으로 외우고 익혔으며, 진실로 배교할 마음이 조금도 없다”고 관장에게 흔들림 없이 말했다.
복자의 마음을 결코 돌릴 수 없음을 안 관장은 복자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마침내 복자는 1801년 4월 27일 양근 관아에서 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큰길가에서 참수를 당했다.
■ 성인 발자취 만날 수 있는 곳-양근·어농성지
양근은 한국교회 최초의 신앙 공동체가 형성되고 퍼져나간 곳으로 한국교회의 요람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 자리한 양근성지(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물안개공원길 37)는 양근 지역의 신앙선조와 순교자들을 기리고 있다.
복자는 이 양근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양근 관아에 끌려가 문초를 당하다 순교했다.
어농성지(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어농로62번길 148)는 복자의 집안인 파평 윤씨의 선산으로, 복자의 묘가 자리하고 있다. 성지는 복자의 묘를 중심으로 파평 윤씨 일가 순교자들과 주문모 신부 등의 의묘를 만들어 현양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