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은 언제나 나의 벗이요 따뜻한 교사였습니다』
25년간 가톨릭신문을 장기구독한 서울 여의도본당 오재성씨(64ㆍ카타리나)의 정감어린 한마디다.
「듣기 좋은 풍월도 두세번」이라는 속담도 있지만 오씨의 가톨릭신문에 대한 사랑은 진득하고 깊기만 하다.
언제부터인가 신문을 읽을때면 연필을 들어 한자한자 줄을 긋는 습관이 생긴 오재성씨는『단신은 단신대로 모으고 신앙생활에 유익한 연재물은 가위로 오려 화일에 스크랩해 두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현재 오시의 서재에는 30여권의 화일이 꽂혀 있는데 84년 1월 1일자 「성서해설1회」를 시작으로 교회사, 성인전, 예비자 교리 등 몇년에 걸쳐 연재된 기사들이 자식들처럼 귀중히 보관되고 있다.
『이 화일은 제가 죽은 후에도 자식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자식들을 무릎앞에 꿇어 앉혀두고 가르치지는 못했지만 이 신문화일을 유산으로 남겨주어 자식과 며느리, 손자들이 대대로 볼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물론 시사적인 일간신문이 아침 저녁으로 배달돼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기는 하지만 자세히 보면 너무나 절망적이고 섬짓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는 경우가 많다』는 오씨는『가톨릭신문은 교회의 소식도 소식이지만 전면에 흐르는 분위기가 따뜻하고 희망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어 25년간「부담없는 벗」이 되어 왔다』고 말한다.
오재성씨는 눈만 뜨면 노크없이 들이닥치는 살인과 사건에 길드여지고, 마약중독자처럼 경악할만한 사건 하나를 읽어야만 경련이 풀리는 중독증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신앙으로부터 사회를 보는 시각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오씨는『현세적인 지식은 해박하지만 영혼의 안식을 모르는 이들에게 저는 언제나 신앙에 의지 하도록 권유해 왔고, 말보다는 가톨릭신문을 전해주는 것이 더 유익했다』고 말한다.
그동안 주부로서 자신의 신앙생활을 위해 차곡차곡 모아둔 가톨릭신문 스크랩이 이제 가사(家事)를 며느리에게 맡기고 교회활동에 들어서니 구역회 교육자료용이나 성서교육용으로 너무나 긴요하게 쓰일줄은 몰랐다고 오씨는 놀라와 한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인 송계원 박사의 부인이자 2남2녀를 길러 출가시킨 소박한 주부가 뒤늦게 교회단체의 일에 뛰어들었지만 오씨가 평소 교회의 동정(動靜)에 밝고 교회법과 교회사, 윤리신학 그리고 교리등에 해박한 관계로 어느 단체에서나 오씨에게 요직이나 상담역을 맡기기를 주저하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오씨는 여의도본당에서 레지오활동은 물론 가르멜3회, 푸른군대와 파티마의 성모합창단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색깔이 노랗게 변해가는 오씨의 화일을 뒤져보면 가톨릭신문중 오씨가 즐겨보는 난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소중하게 수집되고 있는 것은 바로 「성서」에 관한 기사들이다.
『성서를 모르면 무엇을 더 안다고 할 수 있느냐』는 오씨는 8년이상 신문에 연재된 「성서해설」과「복음해설」류들을 한회도 빠짐없이 가지런히 보관하고 있고, 지금도 성서교육의 기회가 있으면 참석하기위해 1단기사를 세심히 살피고있다고 한다.
그외에도 성인성녀전이나 순교사화, 문화면의 음악회 기사, 신학강좌, 교황의 강론, 호소기사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오씨는『특히 간략한 성인전이 실린 신문을 갓 영세한 이들에게 선물하니까 너무나 좋아했고, 꼬마들은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가위로 오려 액자에 끼워두기도 했는데 얼마전부터 연재가 중단돼 조금 아쉽다』고 밝힌다.
또한 오재성씨는『작게 나와도 좋으니까 교회단체에서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폭넓게 예고해 주기를 바라며 특히 가정에 있는 주부나 자라는 청소년들이 배울 수 있는 교양교육과정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소개해 주면 좋겠다』고 부탁한다.
아울러『요즘 종말적인 신흥종교의 유혹에 넘어가는 신자중 유달리 가정주부가 많다』는 오씨는『가톨릭신문은 TV이외에는 별다른 매체가 없는 신자주부들의 재교육을 위해 여성란에 각별한 신경을 써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1951년 1ㆍ4후퇴시 전쟁의 비참함을 보고 입교를 결심했다는 오재성씨. 그녀는 『40여년의 신앙생활을 하는 동안 25년간 가톨릭신문을 벗과 교사로서 아끼고 사랑해왔고 앞으로도 여러 모임에서 열마디의 말보다는 한부의 신문으로 전해주는 일을 계속하겠다』며 65주년을 맞는 가톨릭신문을 오랜 친구처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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