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창간 6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우리 교회의 언론 매체가 벌써 예순다섯살의 나이를 기록하게 됐다는 역사적 사실에 평신도의 한사람인 저로서는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다. 더구나 가톨릭신문은 우리민족이 일제치하에서 신음하던 어두운 시기에 몇몇 평신도들에 의해 태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또한 미래를 내다보는 우리 평신도 선배들의 선각자적인 통찰력과 결단을 보여주는 것이라 아니할수 없다.
교회의 존립자체가 힘겹고 어려운 시기에, 아니 산다는것 자체가 생명을 걸어야할만큼 긴박한 시기에 교회의 언론매체를 탄생시킨 평신도들의 선택은 다시금 생각해도 머리가 숙여진다.
인간의 삶에서도 65년이란 세월은 결코 짧다고 할 수가 없다. 온갖 풍상과 고뇌, 그리고 기쁨이 어우러진 오랜 세월은 그만큼 깊고 넓은 삶의 경륜을 갖게한다. 어른의 지혜를 어린아이가 다라 배울 수 없음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지난 65년간 우리의 역사가 고달팠듯이 아마 가톨릭신문의 역사도 고달픔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아직도 교회매체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야하는 현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지켜보면서 60여년전의 어려움을 생각하기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같은 어려움의 시기가 있었기에 오늘 가톨릭신문이 예순다섯살의 나이로 자라 축하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본다.
다시한번 교회가 어려웠던 시절 그 어려움을 함께하면서 교회의 성장을 뒷받침해온 가톨릭신문의 역할에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교회의 파수꾼으로, 진리의 전달자로 계속 그 몫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아울러 이 지면을 빌어 평소 교회 언론에게 하고싶었던 건의를 몇가지 드리고자 한다.
첫째, 한국교회의 소식을 고루 실어주십사 하는 것이다. 물론 지난 60여년동안 가톨릭신문은 우리교회의 하나밖에 없는 신문으로서 충실하게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본다. 그러나 가끔 소식이나 관련기사가 일정지역에 편중되고 있다는 인식을 주어 왔던것도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특정지역에 편중되어 있는듯한 편집태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벗어나지 않는다면 전국매체로서 가톨릭신문의 위상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둘째, 심화되고 있다고 보여지는 교구 및 본당간의 격차를 극복하고 한국 가톨릭교회가 더욱 견고한 형제애로 묶일수 있도록 일조해주기를 바란다. 물론 그동안 가톨릭신문이 전국 교회를 연결해주는 창구로서 중요한 몫을 맡아온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가톨릭신문이 한국교회의 일치와 친교의 장으로서 계속 지면을 할애해 주기를 기대한다.
셋째, 급격한 변화속에서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이 시대의 징표를 정확히 읽는 가운데 우리 신자들이 사회활동과 신앙생활을 잘 할수 있도록 교회의 가르침을 정확하게 빠르게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정직한 신문, 객관성을 잃지않는 신문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심는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넷째, 지금까지 불우하고 가난한 이들과 나눔을 위해 연결고리가 되어온 귀사의 역할에 찬사를 보낸다. 그 막중한 역할을 보다 확대해서 수행해 주기를 기대한다.
다섯째, 현재 한국교회는 신자 계속교육 재교육 등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신자들의 교육 전반을 담당할수 있는 매체로서 그 기능을 강화해주기를 바란다.
여섯째,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는 이시대에서 교회와 신자들에게 미래를 제시해주는 신문이 되기위해 새로운 변신이 필요하다. 그것은 과감한 투자가 전제됨을 의미할 것이다. 평신도가 세운 전통을 계속 발전시켜 나같수 있도록 교회와 평신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끝으로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신문이 자칫 빠질수있는 매너리즘에서 스스로 극복해 나가도록 종사자들의 의식변화를 촉구하면서 신선한 소재로 언제나 모든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활력을 주고 도움이 되는 가톨릭신문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기를 기도드린다.
다시한번 가톨릭신문 창간 65주년을 모든 다른 평신도들과 더불어 축하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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