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편집자문위원회 제7차 회의
미담 충실히 전달… 대선과 세월호 관련 보도 시기적절
■ 창간 90주년 기념 특집호
이웃돕기 위한 기획 정리 인상적
민족화해 관점의 활동 보도 다양
교회 언론 나아갈 전망 제시 부족
■ 대 사회적 문제 보도
정치·사회문제 복음적 접근하며 예언자적 소명 실천하려 노력
4차 산업혁명 추가 기획 요청
5월 17일 열린 본지 편집자문위원회 제7차 회의에서 김지영 위원, 노길명 위원장, 최혜영 수녀, 강신우 위원, 장병일 가톨릭신문 편집국장(왼쪽부터 시계방향)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참석위원
-노길명(위원장)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최혜영 수녀 가톨릭대 종교학과 교수
-김지영 경향신문 前 편집국장
-강신우 영남일보 前 편집국장
본지 편집자문위원회 제7차 회의가 5월 17일 서울 명동에서 열렸다.
편집자문위원들은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 기념 특집호를 비롯해 대통령 탄핵과 선거 등 지난 3개월 동안 교회 안팎에서 일어난 굵직한 사안들에 대한 본지 보도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해 가톨릭 언론이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 기념 특집호
-노길명 위원장(이하 노 위원장) : 지난 2월 10일 편집자문위원회 회의 이후 신문사 안팎으로 큰일들이 있었다. 대통령 탄핵과 새 대통령 취임이 있었다. 가톨릭신문은 창간 90주년을 기념해 특집호를 내고,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설문 조사 및 심포지엄을 열었다. 창간 90주년 기념 미사도 봉헌했다.
가톨릭신문은 우리 교회 내 아름다운 이야기, 특히 나눔에 대한 보도를 해 왔다. 한센인을 위해 헌신한 강 칼라 수녀, 가수 김태원씨 부부의 발달장애인을 위한 선행, 서울 중계동본당 청년들의 기아체험 소식을 전하고 가톨릭신문이 그동안 해온 이웃돕기 성과와 과제를 정리한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또한 민족화해의 관점에서 볼 때, 개성공단 폐쇄 1년 시점의 이기헌 주교 소감, 평양교구 설정 90주년을 기념한 황인국 몬시뇰 인터뷰, 도미니코수도회의 북한이탈주민 중도입국자녀 그룹홈 추진 등의 보도는 우리가 노력해야 할 점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김지영 위원(이하 김 위원) : 창간 특집 설문조사에 대해 한 마디 하고 싶다. 여론조사는 정확해야 한다. 단순한 설문지 작성을 통한 여론조사 방식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조사 결과의 정확성을 높여야 신문의 격이 높아진다.
-강신우 위원(이하 강 위원) : 창간 기념호 특집 기사를 보면 지난 90년 역사, 발전 과정, 사회활동, 독자들 바람을 다뤘는데, 교회 언론의 비전을 제시하는 점은 부족했다. 설문조사 관련보도에서 그런 얘기가 언급되는데 유경촌 주교와의 좌담 외에는 언론 관련 기획이나 연재물이 없는 것은 아쉬웠다. 여론조사나 심포지엄 내용 등을 한 번씩 스트레이트로 작성해 1면에 싣는다면 지면이 알차다.
■ 대선·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이슈 적절히 대응
-노 위원장 : 가톨릭신문은 정치·사회의 긴박한 전개 중에 나타난 진보·보수 간 갈등 상황에 직면해 복음적 시각에서 큰 역할을 했다. 주교회의에서 대선 후보에게 보낸 질의서 답변을 1면 톱기사로 게재했고 대선기획으로 주교회의 정평위원장 유흥식 주교를 인터뷰하고,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의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라는 특별기고를 실었다. 이는 시대 상황에 신문사가 적절하게 대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 위원 : 창간특집 기획, 대통령 선거를 두고 기획한 후보자 정책 설명은 시기적절했다. 전에는 신문이 현실과 유리돼 있었고 깊은 신앙만 요구했다. 이제는 우리나라, 우리 민족, 우리 이웃, 우리 삶과 관련된 중요한 기획을 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도록 하면 좋겠다.
-강 위원 : 박근혜 탄핵부터 새 정부 탄생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창간 90주년, 뮤지컬 ‘사도 베드로’ 공연 등 내부 행사가 많아 지면이 풍부했다.
사회적 이슈의 경우 교회가 먼저 쟁점을 제시하고 해결책과 대안까지 제시하면 좋다. 그런 노력이 있을 때 독자의 사랑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신문이 정치적 이슈는 많이 다루는데 빈부격차 심화, 양극화 등 경제적 이슈는 그에 비해 약한 것 같다.
-김 위원 : 경제 문제도 다뤄야 한다. 예수님은 경제·사회적 약자를 살리자고 했다. 경제·사회적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하반기에 다루면 좋겠다.
-노 위원장 : 세월호 참사 3주기 특집을 6개면에 걸쳐 다뤘다는 점 역시 신문사가 사회 문제에 적절히 대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 위원 :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지면이 많아 놀랐다. 늦었다는 느낌은 있지만 매우 잘된 것이다. 우리 교회가 3년 전에는 왜 이렇게 접근하지 못했는가 하는 부분은 성찰해봐야 한다. 뒤늦게라도 잘못을 드러내고 조명하는 것이 진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진리와 사회교리에 바탕을 두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진작 이렇게 했더라면 교회 언론의 예언자적 소명에 더 충실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최혜영 수녀 : 편집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면서 가톨릭신문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는데, 신문이 빠른 시간에 변화하는 걸 보면서 감탄했다. 오늘날 종교의 대 사회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태·환경적 측면에서 전기절약, 원전폐쇄 등에 교회가 앞장서면 좋겠다. 언론이 공동선이나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야겠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따라가면 좋겠다. 교회 신문은 교회 가르침, 신자들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교육적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선 보도와 관련해, 이전에는 후보가 가톨릭 신자니까 크게 다룬다는 식이었는데 이번에는 정책의 기본이 되는 가치관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가톨릭신문이 요즘 사회적 이슈를 많이 다루는 것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장병일 편집국장(이하 장 국장) :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간혹 사회교리 쪽이 너무 강조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노 위원장 : 신문이 시대 징표를 반영하는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가톨릭신문이 달라지고 새로워졌다는 긍정적 평가를 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변화 과정에서 일선 기자와 편집국장이 항의를 많이 받을 것이다. 그것은 감당해야 할 몫이다.
■ 제4차 산업혁명
-김 위원 : 5월 14일자 7면 ‘교황, 홍보처에 개혁 주문’ 기사를 보면서 디지털 시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서서히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홍보처 직원들에게 한 말은 ‘디지털문화의 맥락 안에서 주님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 기술적인 부분을 찾아야 한다’는 흐름을 짚은 것이다. 교황은 “개혁은 새롭게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 아니라 지능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점에서 4월 9일자 ‘제4차 산업혁명과 가톨릭교회’는 잘된 기획이다. 다만 기자가 열심히 취재한 것 같은데 좀 더 쉽게 풀어 쓰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 독자의 시각에서 무겁게 느껴졌다.
-강 위원 : 종교지 기자가 일반적 내용을 다루는 것은 훨씬 어렵다.
-김 위원 : 이번 대선을 보면서 느낀 것은 지역구도보다 세대 간 대결이 됐다는 점이다. 세계관이나 모든 것이 달라진다. 젊은 신자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하기보다 이 추이를 봐야 한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재 미디어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대부분 모바일 중심으로 생활한다.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가톨릭교회가 앞서가지는 않더라도 반보는 뒤쫓아 갈 수 있어야 한다. 하반기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알기 쉽고 친절하게 다시 써 줄 필요가 있다.
-장 국장 : 교회 안에 4차 산업혁명 전문가가 없다. 필자 선정 시 종교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김 위원 :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쉽게 설명한다. 산업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 앞으로의 계획
-노 위원장 : 금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이번 기회에 가톨릭교회가 어떤 점이 쇄신돼야 하는지 과제 등을 생각해 보는 기획이 있으면 좋겠다. 지난 1년 동안 추이를 보면 가톨릭 신자의 미사 참례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한국교회가 신자들의 종교적 욕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는 점은 없는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강 위원 : 은퇴 사제들의 생활이 궁금하다.
-장 국장 : 오래전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이란 주제로 은퇴 사제 얘기를 다룬 적이 있었는데 다시 한 번 고려해 보겠다.
-김 위원 : ‘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이라는 주제로 은퇴 사제들의 회한 등을 다루면 현직 사제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노 위원장 : 은퇴 사제의 회고도 좋고, 성소주일 특집을 다룰 때 사제 양성과정을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장 국장 : 신학생 부분은 내년 성소주일 기획에 참고하겠다.
정리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
사진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