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주일에 만난 사람] 로마 현지 ‘바티칸방송’ 한국어판의 책임 맡고 있는 정의철 신부
“풍부한 인적 자원·홍보 역량 바탕으로 안정적 운영 중”
지역판 발행의 성공적 사례
교황청에서도 긍정적 평가
교회 보편성 일깨우길 기대
바티칸방송 사무실을 찾은 정의철 신부. 정 신부는 “바티칸방송은 교황청의 공식 언론 기관으로서 교황님 말씀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하며 교회의 보편성을 일깨운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의철 신부 제공
지난 4월 16일 예수 부활 대축일에 교황청 공식 매체 ‘바티칸방송’(Radio Vaticana) 한국어판이 서울대교구에서 재가동됐다. 지난 3월 교황청 홍보처와 운영 협약(MOU)을 맺은 서울대교구는 MOU를 통해 바티칸방송 한국어판 책임 및 운영 전반을 맡았다.
바티칸 현지에서는 이 같은 시도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홍보주일을 맞아 바티칸방송 한국어판의 바티칸 현지 책임을 맡고 있는 정의철 신부(교황청립 로마 한인신학원장)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운영 한 달여 만에 안정적으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에 교황청 홍보처 책임자들과 다른 언어 부서 담당자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특히 번역과 감수 작업을 평신도·수도자·사제들이 협력해서 진행하는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의철 신부는 “처음에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한국교회의 풍부한 인적 자원 덕분에 한국의 홍보 역량을 알릴 수 있었다”고 그간의 운영 상황을 밝히고 “그로 인해 한국어판의 기사가 다양하면서도 양적으로 풍성해졌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황청은 현재 미디어 개혁이 진행 중이다. 바티칸방송이 소속된 교황청 홍보처(이하 홍보처)는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를 비롯해 교황청 공보실,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 바티칸 라디오방송국 등 9개 조직의 업무 통합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바티칸방송 한국어판은 바티칸과 지역 교회가 협력한 모범적인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정 신부는 “검소한 교회를 지향하는 교황청 입장에서도 좋은 선례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아직 지역 언어판 발행이 없는 실정인데, 그래서 한국어판이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 신부는 현지 실무를 책임지는 김남균 신부(서울대교구)와 함께 홍보처에서 제공하는 뉴스(교황 연설과 활동내용, 교황청 각 부서 활동 및 관련 사진과 영상)들을 신속 정확하게 서울대교구에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홍보처와 서울대교구가 체결한 운영 협약(MOU) 내용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관리 감독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홍보처 실무자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각종 행사에 대한 정보와 편집 방향을 공유하는 일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정 신부는 바티칸방송에 대해 “교황청 공식 언론기관으로서, 교황님 말씀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하며 교회의 보편성을 일깨운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가치관 혼란의 시대에 복음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단순 보도를 넘어서 자비의 복음을 알리고 그 메시지를 실천하도록 돕는다”고 전했다.
“이는 교회에 대한 신앙 감각을 키우며 그 안에 속한 ‘나’를 바라보게 하고, 또 복음 메시지를 접하는 가운데 자신의 신앙도 돌아볼 수 있도록 한다”고 밝힌 정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쉬운 예를 통해 복음의 핵심을 설명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강조하시는데, 바티칸방송은 이처럼 실천하는 신앙을 통해 신앙의 빛으로 현실을 볼 수 있게 해준다”고 그 의미를 강조했다.
“교황님 말씀과 교회 소식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자주 한국어판을 찾아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한 정 신부. 그는 “특별히 보편교회에 대한 인식을 갖고 다른 지역교회의 소식을 통해 어려움을 공유하고 함께 기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티칸방송 한국어판 : kr.radiovaticana.va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