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단지 저에게 많은 은총을 내려주신 하느님께 완벽한 찬미를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여류 소설가 이석복(바실라ㆍ개봉동성당)씨는 이런 마음을 발간된 지 2주일만에 재판발행에 들어간 중편소설「여정」에 담아 재소자들을 위한 토마스의 집에 기증했다.
토마스의 집은 영등포교도소에서 출감해 오갈데 없는 재소자들이 1백일동안 머물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으로 그동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3년전부터「여정」을 집필하기 시작했다는 이석봉씨는『이 책을 토마스의 집에 봉헌하기로 결정한 뒤로는 풀리지 않던 이야기들이 술술 떠올라 쉽게 완성할 수 있게 됐다』면서『하느님을 찬미하는 나의 신앙이 제대로 형상화됐는지 모르겠다』고 고백한다.
지난 85년 7월에 세례를 받은 이후 이석봉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문학세계에의 변화였다.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이 인간과 세속에서 하느님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이석봉씨는 이런 가치관의 변화로 가톨릭 문학에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 현재까지 단편「새벽빛」「취당」등을 발표해왔다.
이번에 성바오로 출판사에서 발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편소설「여정」은 주인공이 아버지로부터 당하는 모진 고통중에서도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버리고 참 하느님을 만나게되는 여정을 그린 것.
이석봉씨 자신도 미움의 탈출구를 마련하기 위해 하느님을 찾게 됐다고 밝힌다『영세 직후 읽었던 로마에서 복수를 직접하지 말고 하느님께 맡기라는 성서 귀절을 읽게 되었지요 그래서 하느님께 모든것을 맡겼는데 원하는 복수를 해주시지 않는 거예요』.
한참후에야 용서가 바로 하느님의 복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이석봉씨는『용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미움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하면서『이제는 남을 용서할 수 있는 자격이 과연 나에게 있는지 조차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한다.
이책의 내용처럼 요즘에도 딸을 파는 아버지가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된다는 이석봉씨는『대부분 마약중독자인 이들이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인간의 가치관을 다시 세울 수 있는 하느님의 은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하면서『하느님이 계신다는 것을 믿는다면 누구에게나 절대적인 절망이란 있을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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