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도움으로 학자금 마련했던 이순영 화백, 서울대교구에 작품 기증
“50년 전 받았던 은혜, 꼭 갚고 싶었어요”
염수정 추기경(그림 오른쪽)과 이순영 화백(그림 왼쪽) 및 가족들,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맨 왼쪽)가 기념 촬영 하고 있다.
50년 전 교회 도움으로 화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미술대학 공부를 마쳤던 노 화백이 자신의 애장 작품을 서울대교구청에 기증함으로써 평생 마음에 담아두었던 은혜를 갚았다.
호주에서 활동 중인 한국화가 수향(樹香) 이순영(세실리아·83·호주 시드니 한인본당) 화백은 5월 24일 오후 3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하고 자신의 동양화 작품 ‘예수님의 산 증인 올리브 나무(A)’를 기증했다.
남편 이성준(안드레아)씨, 장녀 이 마리아요안나 수녀(이탈리아 평화의 오아시스 마리아회), 장남 이주용(베드로)씨 등 가족과 함께 염 추기경을 만난 이 화백은 “학자금 마련이 어려웠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생 시절, 당시 장발(루도비코) 학장님과 조지 캐롤 안 몬시뇰(제7대 평양교구장 서리)과 서울대교구장 노기남 대주교(제10대 서울대교구장) 도움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면서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미약하나마 갚아드리고자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박래학 의원과 김기만 의원 초청으로 지난 5월 서울특별시의회에서 회고전을 열었던 그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고국 방문을 통해 학창 시절 받았던 교회 도움을 되갚고자 하는 뜻에서 작품 봉헌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1980년 호주 이민 전까지 금강산에 대한 그리움을 ‘산수화’로 표현, 한국 화단의 주목을 받았던 이 화백은 호주에서도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힘쓰는 한편 호주의 자연풍광을 한국화법으로 그리며 한국화의 현대화를 시도했다.
이날 기증된 작품은 예루살렘 겟세마니 동산의 올리브나무 7그루를 수묵담채로 그린 것으로 2000년 세월 속에서 예수님이 생전에 피땀 흘려 기도하신 모습도, 잡혀가시는 장면도 지켜봤던 올리브 나무를 섬세한 터치로 묘사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