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마꼬차의 주민들은 1년내 불씨를 관리하고 물을 관리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지진에 대비한 독특한 건축양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사탕수수를 짜는 기계입니다. 못 하나 박지않은 온전한 통나무로 만든 이즙짜는 기계는 두 마리의 큰 황소에 의해 작동이 됩니다. 돌아가는 나무 톱니 사이로 수수대를 밀어 넣으면 짜여진 즙이 아래로 흘러 모입니다. 이들은 이것을 끓여 설탕과 술을 만든 답니다. 이러한 페루인들의 전통적인 지혜는 언제나 신기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무공해의 지혜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정녕 이들에게서 부러운 것이 있다면 생활화된 신앙의 모습입니다. 아직은 미신적이고 형식적이며 악습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마을의 중요한 행사는 미사로 시작됩니다. 5백년 전에 스페인 사람들이 이들에게 알려준「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의식은 이미 이들의 생활속에 녹아있습니다. 국민학교나 유치원에서의 가르침 이전에 어머니의 태중에서 이미 들어 알고 있습니다. 일상용어에도 하느님과 연관된 그리고 이미 습관화된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곳 주민들의 우리에게 향한 시선은 아직은 호기심에 지나지않습니다. 오랫동안 사제가 없었고 더구나 동양인 사제와 수녀들의 모습은 이곳 주민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주고 있습니다.
침묵중에 우리를 환영해준 성당건물은 언제 지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약 30년 전에 있었던 큰 지진으로 거의 허물어진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한국에서 사제와 수녀들이 온다하여 성당건물을 새로이 짓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곳 차차뽀야 교구와 한국의 전주 교구 및 여러 은인들의 도움으로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미사 시작은 흥을 돋구는 악기들의 리듬으로 장식됩니다. 기타, 아코디온, 북, 딱딱이, 찰찰이, 피리 등이 사용됩니다. 그리고 대축일에는 성상이나 성체를 모시고 마을 광장에서 행렬을 합니다. 이럴때는 종파를 따지지않고 마을주민 모두 자기나름의 신앙자세를 지닌채 사제와 읍장의 뒤를 따라서 행렬하기를 좋아합니다.
특히 성탄시기에는, 주의 공현대축일까지 3명의 남자 어린이가 왕으로 분장하고 많은 여자 아이들은 그들의 전통의상을 입습니다. 이들은 행렬을 하면서 미사전후에 춤을 추고, 아기예수님께 봉헌을 합니다. 어린이들이 성탄을 기억할 수 있는 정말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이상과 같은 뽀마꼬차 주민들의 삶에 함께하고자 저희들은 이곳에 왔습니다. 이들은 이미 하느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단지 가난과 무지 때문에 삶의 모습이 변질되어 있을 뿐입니다. 우리의 노력이 이곳 주민들의 삶에 변화를 주길 바람 뿐입니다. 아직은 언어의 부족으로 하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약품과 양식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신부님을 도우면서 하느님 사람안에 배움을 계속하고 있는게 고작입니다.
페루 가톨릭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절대적인 사제의 부족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신부님께서 관심을 보이시어 우리는 두명의 소신학생과 한명의 대신학생을 두고 있습니다. 그 신학생들에게 항상 우리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사랑이 지극하신 하느님 아버지 이곳 페루에 강복하소서. 특히 뽀마꼬차에 큰 은총을 허락하소서. 그리고 한국인의 선교지로 터를 닦고, 뿌리를 내리고자 삶을 다하여 노력하는 저희들을 도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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