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는 인간이 하느님과 인간 그리고 자연에 대해 죄를 범했을때 그 죄를 뉘우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죄를 고백하는 행위를 통해 죄의 용서와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는 성사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평소에 하느님의 뜻대로 살고자 노력하지만 때때로 환경적 요인과 또는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에 의해 하느님의 뜻을 거스리게도 된다. 죄는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일에 자유로이 동의하는데 성립된다. 그러고 그 죄의 중대함을 알면서도 의지적으로 행동하는데서 발생한다. 인간을 죄에 빠지게 하는 것은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인 면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는 십계명을 거스리는데 있다. 정신적인 죄의 유혹으로는 교만, 지나친 명예심, 하느님 없이 자신의 힘만 믿고 사는 자만심이다. 육신적인 죄의 유혹으로는 지나친 재물욕과 육체적인 고도한 욕망으로부터 올 수 있다.
인간은 죄를 지었을때 죄를 짓는 당시에는 죄의 유혹이 갖고 있는 달콤하고 자기만족적인 것으로 채워지지만,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서 외치는 양심의 소리와 하느님의 뜻 그가 속한 공동체의 평화와 질서를 깨뜨렸다는 데서 마음의 불안을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죄를 용서받고 다시 하느님과 화해하고 자기 자신의 본 모습을 되찾고 그가 속한 공동체에서 올바로 처신하기를 바라게 된다. 고해성사는 인간의 이러한 근본적으로 용서받고 싶어하는 마음의 표현이며 재생의 삶을 열어주는 은총의 성사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죄를 지었는데 그것을 용서받을 길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는 극단적인 절망감 끝에 자살하고 말 것이다.
인간이 죄를 지었다 해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때때로 자기 죄가 대단히 큰 죄라고 생각하고 자책이나 자포자기 하기가 쉽다. 이럴때일수록 하느님은 인간이 저지른 죄보다도 자비가 더 큰 분이시기에 그 죄를 용서하시고 받아들여 주시는 주님의 은총에 신뢰해야 한다. 하느님께서 용서하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엄청난 큰 죄는 없는 것이다. 하느님은 당신의 사랑하는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인 이들까지도 용서하신 분이시다. 다만 인간이 진정 뉘우치고 회개하는 마음을 갖는것이 중요하다. 인간이 진실로 자기 죄를 반성하고 뉘우치려는 마음을 가질때 그 죄에 대한 고백을 하고 싶어한다. 고백하는 행위는 그러므로 용서받고 싶어하는 마음의 표현이며 새 출발의 계기가 되는 것이다. 교회안에 제정된 고백성사 제도야말로 이처럼 인간을 새출발시키고 새롭게 인생을 올바로 살 수 있게 하는 재생의 성사인 것이다.
이 고해성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느님을 대신하여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데서 기원한다. 물론 인간이 죄를 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권한을 가지고 그 사죄권을 행사하는 것이기에 죄의 사함은 어디까지나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예수님은 자기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남의 죄를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채 남아있을 것이다』(요한 20, 23)라고 하시며 용서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자신에 대해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16, 16)라고 신앙고백한 으뜸 제자 베드로에게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년 하늘에도 매여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마태 16, 19)라는 말씀으로 사죄권을 제자들에게 부여하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사제직을 통해 내려오는 사죄권은 고해성사제도 속에 죄인들의 용서받고 싶어하는 간절한 마음을 위로하고 죄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속에 참 평화를 내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고해성사를 너무 기계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고해성사는 죄인들이 자기 죄를 알아내고(성찰), 그 죄에 대해 진정으로 아파하며(통회), 다시는 그러한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으로(정개), 하느님 대전에 아뢰듯이 하느님을 대리하는 사제에게 그 죄를 고하며(고백), 그 죄로 인해 하느님과 이웃, 그리고 공동체에 끼친 영신적 물질적 손해를 기워갚으려는 행위를 할 때(보속), 사제의 사죄경을 통해 하느님의 용서를 받게 되는 것이다(사죄).
인간이 자신의 감추고 싶은 부끄러운 죄를 고백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죄의 용서를 체험할 때는 그보다 기쁘고 은혜로운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고해성사제도를 통해 자신이 겪어야 할 양심의 무거운 가책에서 해방되어 용서의 기쁨을 갖듯이, 다른 이의 나약한 죄들도 이해하고 용서할 수있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죄인들이 올바른 길로 들어오도록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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