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사회가 형성된 이후 사람들은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이 둘의 균형과 조화를 위한 시도는 많은 난관에 봉착해 왔다. 자유에 대한 극도의 옹호는 평등의 가치를 훼손시켰고, 평등에 대한 일방적 추구는 자유의 의미를 왜곡시켜 주기도 했기 때문이다.
현대의 사회에서는 자유와 평등의 이념이 왜곡되거나 오도됨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은 위기를 맞게되었다. 오늘날 인류 사회에서는 인간 존엄성의 확인과 구현을 위해 자유와 평등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요구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이 둘은 서로 보완 되어야할 개념인 것이다.
최근 안병영님은 신문ㆍ잡지 등에 게재되었던 평론적 글들을 정리하여 <자유와 평등의 변증법>을 간행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유와 평등이 가지고있는 보편적 가치를 20세기 후반기의 한국 사회에 적용시켜 보고자 했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 땅에서 자유와 평등이 생사를 겨루며 무한전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수용함으로써 변증법적으로 조화되어야 함을 말했다.
또한 저자는 자유와 평등의 조화를 통해 분단시대를 극복하고 민족의 화해를 겨냥한「큰 정치로의 도정」을 기대했다. 그러나 저자는 권력욕과 정치술수만 번득일뿐 이념과 비젼은 수사(修辭)의 차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오늘의 정치현실을 질타하며, 우리의 정치세계에는「윤회」는 있으되「변화」는 없음을 아쉬워했다. 그리고 저자는「삶의 단상」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 주고 있다.
오늘날 우리 교회에서는 하느님의 모상에 따라 창조된 인간에게 자유와 평등은 필수적인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교회는 인간존엄성의 구현을 위해 이 둘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가르쳐 준다. 한편 오늘의 교회에서는 평신도가 수행해야할 가장 중요한 사도직으로서 자신이 종사하는 현세적 분야의 일들을 복음의 정신에 따라 추진하고 쇄신시켜 가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신도이며 정치학자이다. 그리고 이책은 저자의 학문적 신념과 그리스도적 가치관의 조화를 통해 한국 사회의 현실을 조명하고자 한 노력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 진정한 의미의「가톨릭 지성」으로 부를수 있으며, 그의 건필을 계속해서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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