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16면 증면과 함께 성직자의 취미ㆍ건강법을 소개하는「취미와 건강」을 신설합니다.
전국 각 교구 성직자의 다양한 취미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 여가선용의 정보를 얻고자하는 독자들에게도 유익함을 줄것입니다.
조정헌 신부(52ㆍ대구가톨릭대교수)를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그의 다양한 운동취미에 한번쯤은 놀라게 된다.
배구ㆍ농구ㆍ테니스 등 구기운동에 대해 얘기하자면 어느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 또 그만한 실력들은 두루 갖추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조신부를 말하자면 아무래도 그의 검도경력을 빼놓을 수 없다. 「검도 6단」의 국내유일의 사제. 이것이 조신부를 소개하기에 가장 적절한 말일 것이다. 『학생시절부터 유도ㆍ태권도 등 무도계통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는 조신부는 78년 광주가톨릭대학 교수시절 국내 신학교에선 처음으로 검도부를 창설하면서 검도와 직접적인 인연을 맺었다. 15년전의 일이다. 물론 그때까지 검도에 대한 관심은 늘 가져오던 터였다.
1년반만에 신학교를 떠나 대구 화원교도소 지도신부로 부임했을때 당시 교도관들을 가르치고 있던 윤병일 범사(8단)를 만난 것이 조신부로선 검도를 평생 반려자(?)로 삼는 계기가 되었다.
희망원지도신부와 화원본당신부까지 맡아 바쁜 와중에서도 일주일에 두번씩 꼭 개인교습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검도를 배우기 시작한지 10년만에 조신부는 지난 90년 11월 6단승단 심사를 통과해 승단기간면에서나 실력면에서 좀처럼 보기드문 경우로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었다.
『검도를 단순히 취미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습니다. 취미라는 것은 하고 싶을때 하고 또 하기 싫을때는 안해도 되는, 홀가분한 것이 아니겠어요』. 이처럼 조신부는 검도를 할때면 어떤 의무감같은 것이 생긴다고 한다. 이런점에서 조신부는 사람이 그저 내게 편한 것만을 골라할수는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검도에서 배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신부의 말에 의하면 검도의 특징은「예의로써 시작하고 예의로써 끝내는 운동」「격렬한 몸놀림」·「민첩성」과 이에 요구되는「정신집중과 판단력」등이 꼽힌다. 여기에다 일대일로 겨루는 대부분의 격투기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묘한 매력도 검도를 찾게 되는 이유라고 덧붙인다.
조신부는 6년전인 지난 86년 대통령배 전국 검도대회에서 당시 46세(5단)의 최고령으로 16강까지 진출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출전자 모두가 4단이상의 고단자들인데다 전문 프로선수들이 대부분인 시합에서 아마로서 당당히 16강에 올랐던 일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을 설레이게 만든다. 또 90년 전국체전때는 대구시 대표로 출전해 검도팀이 선전하는데 큰 몫을 해냈다.
이와 함께 82년 대구가톨릭대학 개교당시 검도부를 창설, 지금까지 줄곧 신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유단자만 50여명 배출시킨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조신부는 검도6단 외에도 단봉술이 6단, 발도도가 8단이어서 검(劍)과 관련해 모두 20단의 실력을 갖고있는 셈이다.
검도 외에도 「조신부」하면「등산광」으로 통할만큼 그는 산을 좋아한다. 교의신학박사인 조신부는 60년대말 인스부룩유학시절 알프스산의 몽블랑ㆍ메타호른 등 이름난 봉우리는 안가본데가 없고 요즘도 틈만 나면 산을 찾아간다. 『검도는 일종의 자기수련입니다. 그래서 저의 취미라면 첫째가 등산이고 그 다음이 스포츠라고 할수 있지요』
월ㆍ화ㆍ토요일엔 검도를 하고 다른 날에도 배구나 테니스에다 등산까지 할려니 운동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라는 조정헌 신부. 주업과 부업이 바뀐것같아 스스로 생각해도 어리둥절할 때가 있다며 웃는 조신부의 얼굴에서 스포츠광 특유의 활달함과 건강함을 함께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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