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성사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칠성사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며 중심이 되는 성사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성체성사를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례성사를 받는 것도 결국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과의 일치에 그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성체성사를 받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성체성사란 그리스도로부터 축성권을 받은 사제들이 미사거행중에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성변화시켜 그것을 배령함으로써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가져오게 하는 성사이다. 미사중에 사제가 축성하여 성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것은 사제의 인간적인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행위와 말씀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사제는 예수께서 최후의 만찬때 제자들과 음식을 함께 드시며 성체성사를 세우실 때 행하신 동작과 말씀을 그대로 되풀이 하면서 예수의 신적 힘으로 성변화를 이루게 한다. 이러한 성변화를 이루는 예수님의 동작과 말씀은 루가복음에 잘 나타난다.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들 올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내어주는 내 몸이다.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하고 말씀하셨다. 음식을 나눈 뒤에 또 그와 같이 잔을 들어「이것은 내 피로 맺은 새로운 계약의 잔이다. 나는 너희를 위하여 이 피를 흘리는 것이다」하셨다』(루가 22, 19~20).
모든 성사에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질료와 형상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성체성사에 있어서의 질료는 빵과 포도주이며, 형상은 그것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하도록 축도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다. 성체성사에서 축성되어 성변화 된 빵과 포도주는 눈으로 보기에는 그대로 보이지만 신앙의 안목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해있음을 믿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신앙의 신비이므로 사제는 이 축성기도 끝에『신앙의 신비여』하고 외치는 것이다. 그러면 미사에 모인 신도들은『주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는 주의 죽으심과 주의 부활하심을 굳게 믿나이다』하고 외치는 것이다.
빵과 포도주가 성변화를 이루어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과 피로 변화된다는 것은 신앙의 눈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세의 최대신학자인 성 토마스 아퀴나스도 성체찬미가 (Ador Te)에서 고백하기를『보고 맛보고 만져 봐도 알길 없고 다만 들음만으로 믿음만으로 믿음 든든하오니, 믿나이다. 천주성사 말씀하신 모든 것을 진리의 말씀보다 더한 진실 없나이다』라고 말하였다.
성체성사에서 빵과 포도주에 대한 축성 후에도 눈으로 보기에는 변화가 없으나, 성변화된 성체와 성혈에는 예수님께서 실제로 현존하시며, 실제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라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실체변화(Transsupstantiatio)라고 한다. 교회의 역사상 이러한 성변화에 대한 다른 이론들도 있었다. 즉 그것은 예수님의 몸과 피가 실재하지는 않고 다만 상징적인 의미만을 갖는다고 주장했던「상징변화설」(Transsymbolificatio)이 있었고 또한 그것을 다만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할 뿐이라고 하던「의미변화설」(Transsignificatio)도 있었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미사중에 예절을 통하여 빵과 포도주는 사제의 축성기도 후 실제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며 그 안에 실제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신다는 것이 가톨릭의 믿음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체성사가 거행되는 미사예식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관이 되시어 당신 자신을 성부 하느님께 인류 구원을 위해 바치는 은혜로운 신비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미사는 하느님의 백성이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사제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 구원 성업을 기념하며, 십자가상의 예수님처럼 예수님이 당신의 몸과 피를 제물로 바치시는 거룩한 제사인 것이다. 또한 여기서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먹고 마심은 예수님과 일치하며 신도 형제 자매들과 그리스도의 한 몸을 구성하는 일치의 신비를 드러내 준다. 우리는 이러한 성체성사의 의미를 깊이 깨닫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합당한 준비로 성체를 타당하게 모시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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