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우리아이 왜 공부를 안할까』?
15살된 아들을 가진 어느 어머니의 걱정이었다. 『국민학교 때는 항상 1백점을 받아오고 중학교 때도 공부를 곧 잘하던 우리 영호가 고등학생이 되더니 그만 성적이 형편없이 떨어집니다』『특히 뒤쳐지는 과목에는 가정교사까지 붙여 주었는데 그다지 효과가 없습니다』집안사정과 학교생활 모두를 살펴본 결과 영호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아니라 안하는 학생이었다. 그렇다고 큰 문제아는 더더욱 아니었다. 나쁜 친구를 사귄 것도 아니었다. 이런경우 별 이유없이 공부를 안하는 문제가 무엇인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연구에 따르면 자녀들은 수학능력이 있으면서 공부를 안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에서도 남학생의 수가 여학생수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연령층을 살펴보면 6살이 가장 심각하며 그 다음은 13~15살 때이다. 고등학교 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 눈에는 자녀의 공부뿐만아니라 자기가 맡은 모든 일에 불성실한 것이 거슬리는 것이다.
▲공부를 안하는 원인
A. 부모의 관계
1. 부모의 기대가 너무 지나칠때
92점을 받아온 아들에게 어떤 부모는 『너희 반에 1백점 받은 아이도 있지? 너는 무엇이 부족해서 그 모양이니?』반드시 이런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자식이 1등을 못하거나 1백점을 못받아 왔을 때 부모의 대부분은 실망의 빛을 은연중에 나타낸다. 한국교육제도가 빚은 일류병은 우리 부모세대에서 종지부를 찍고 더 이상 우리 자녀에게 물려 주어서는 안되겠다.
혹시라도 잠재의식적으로 부모가 못했던 1등을, 부모가 부러워했던 모든 학문의 조건을 자녀에게 요구한다면 그것은 자녀를 위함이 아니라 부모의 욕구불만을 자기자녀를 통해 충족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녀는 부모를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자기자신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항상 자녀를 위해 양육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2. 부모가 너무 바쁜 경우
아이들에게는 항상 부모의 관심과 정성이 필요하다. 어려서부터 공부도 잘하고 별 탈없이 자라니까, 바쁜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으레 잘 자라거니 하고 자기들 일에만 몰두하든지 별 관심을 쓰지 않게 된다.
자녀는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나쁜 짓이라도 한다. 이것은 자녀들의 잠재의식적인 심리적 현상일뿐 고의적 행동은 아니므로 부모들의 각별한 이해심이 필요하다.
가끔 이런 경우가 있다. 자녀들이 아주 어렸을 때 부모가 너무 바빠 일일이 정성을 못써준 경우, 학교다닐 나이가 되어서 갑자기 사랑과 정성을 쏟아 붓는다고 해도 그동안 부모와의 유대관계가 형성되어있지 않았기에 부모가 애쓰면 애쓸수록 자식은 더 멀어지는 현상을 보게된다.
3. 부부싸움이 심할 때
자녀들은 부모사이의 갈등이 잦으면 불안해하고 가끔은 「나 때문에 부모가 싸우는가?」하는 죄의식을 갖게 된다. 이때 아이들은 불안과 죄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상과 잡념을 즐기기 시작한다. 가끔은 부모의 갈등이 너무 심해질 경우, 불안감을 모면하기 위해 공부에 몰두하게 되는데 이것은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과 관심을 받아보려는 심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주 드문 경우이다.
4. 야단이나 구박을 자꾸 받을때
부모가 자녀를 속으로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그 사랑의 표현이 야단, 잔소리, 구박 등 소극적으로 나타난다면, 또 그 강도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자녀는 자신의 존재가치와 존엄성을 상실하게 된다. 간혹 그 야단의 주체가 부모가 아니고 아이를 돌보아주는 다른 어른이라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자녀자신이 자기평가를 낮게 하면 자연히 자신감을 잃게 된다. 자신을 잃은 사람이 공부를 안하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5. 너무 감싸주는 부모
부모가 너무 고생을 했거나 자녀에게 죄의식이 있을 경우, 부모는 자녀에게 필요이상의 옹호로써 감싸주려 한다. 이것도 부모의 잠재의식적 행동이므로 고의적인 것이 아님을 주지해야 하며 부모는 자신에게 너그러워야겠다.
그러나 이 감싸줌이 지속될 경우, 부모는 자신의 죄책감에서 일시적인 해방감을 얻겠지만 자녀는 점점 나약해진다.
B. 열등의식(Low Self·Esteem)
열등의식이 있는 자녀는 어려운것은 무엇이든지 하려고 하지 않는다. 조금만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일도 과거실패경험 때문에, 다시 실패의 쓴 잔을 맛보기 싫어서, 아예 시도하기조차 포기한다. 즉 공부를 해서 실패를 하나 안해서 실패를 하나 실패는 마찬가지니 그럴바에야 처음부터 안하는 것이 더 이익일 것이라는 생각, 숙제를 잊거나 안하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등이 무책임한 행동을 낳는 것이다.
▲부모가 도와줄 일
1. 자녀가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그들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한다.
공부잘하는 자녀를 인정하기란 쉽다. 그러나 자녀가 공부를 안할수록 그 자녀의 참가치가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
자녀의 숨은 재능과 가치를 못찾는 부모가 있다면 그 자녀보다 그 부모가 더욱 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다. 자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그 아이의 고유한 가치를 발견한다면 자연히 칭찬할 일이 생길 것이다(거짓 칭찬은 삼가해야 한다).
2. 자녀가 감당해 나갈 수 있는 기대를 해야 한다.
지금 70-80점 받아오는 자녀에게 백점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이다. 또 자기방 하나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아이에게 집청소를 하라는 것도 지나친 기대일 것이다. 자녀가 지금 소화해 나갈 수 있는 일이 아무리 적더라도, 작은 일부터 칭찬하여 약 6개월간 강화한 후에야 다음 단계의 일을 기대할 수 있다.
3. 상을 주는 일
가끔 부모들 중에 1백점을 받아오면 돈을 주겠다며 물질적인 공세로 자녀의 공부결과에 보상하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비교육적인 처사임을 명백히 밝히고 싶다 잘하는 일에 칭찬의 뜻으로 부모가 작은 선물을 사준다든지 하는 것은 교육상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칭찬 후의 일이지 그냥 선물만 사주면 아이는 선물 때문에 공부하는 기계적인 아이로 변할 우려가 있다.
「상을 준다」함은 외부의 자극 때문에 열심히 일한다는 것인데, 어려서는 이러한 외적동기가 공부하려는 마음을 북돋을 수 있겠지만 성장하면서 이 외부동기는 내부동기로 변해야 한다. 즉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심각하게 되물어야 한다. 부모가 돈을 주기 때문에…. 얼마나 유치한 수준인가 내가 배우고 싶고 알고 싶다는 지적갈증에 못이겨 공부한다는 내부적인 배움의 동기를 심어주어야 한다.
4. 같이 앉아 시간표를 짤것.
자녀가 80% 이상은 혼자 할 수 있게, 또 80% 이상이 자녀의 생각으로 짜여진 시간표에 의하여 체계있는 생활을 실천하도록 유도한다.
▲결론
아기는 나서부터 주위의 모든것을 호기심있게 본다. (2살짜리 아기를 보라!그 얼마나 바쁘게 사방을 돌아다니는가! 배우려는 욕망이다)
환경의 지배를 받는 인간은 주변여건이 너무 가혹할 때, 자신을 잃게 된다. 그 환경 중에서 제일 영향력이 큰 것은 바로 부모가 자녀를 다루는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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