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 최승룡 신부 장례미사 중,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가 고별식을 진행하며 최 신부의 관에 분향하고 있다.
평생을 후학 양성과 한국교회사 자료 수집에 헌신했던 최승룡 신부(테오필로·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가 6월 6일 노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80세.
1938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최승룡 신부는 1962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같은 해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청량리본당 보좌를 역임한 최 신부는 소신학교(성신고등학교) 교사, 대신학교(가톨릭대 신학대학) 경리처장을 거쳐 1976년 6월 이탈리아 로마로 해외유학을 떠났다. 이듬해 귀국한 최 신부는 다시 소신학교 교사와 독산동본당 주임을 역임했고, 동성중고등학교 교장과 가톨릭대학교 총장 등으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과 가톨릭 인재 교육에 매진했다.
최 신부는 2002년부터 한국교회사연구소에서 서울대교구 고문서고 담당으로도 활동해왔다. 특히 2007년 원로사목사제로서 사목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파리외방전교회 프랑스 본원과 로마 교황청 민속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교회사 관련 자료를 발굴 및 수집하는 데 남은 일생을 바쳤다.
그 결과 최 신부는 최초의 한국인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친필 서한을 비롯해 현재 교황청 시성성이 시복심사 중인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친필 서한 원본과 조선대목구 설정 칙서, 조선교구 초대 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 임명 소칙서 등 귀중한 한국교회사 자료를 기증받아 한국교회로 들여오는 공로를 세우기도 했다.
또한 최 신부는 서울대교구 북방 선교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2007년 12월, 현재는 북녘 땅인 황해도 감목대리구 교구장 대리로 임명돼 북방 선교를 준비해왔다.
최 신부는 메리놀외방선교회 뉴욕 본부에서 평양교구 관련 사진과 자료를 수집, 지난 3월 평양교구 90년 기념사진집을 발행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고인의 장례미사는 6월 8일 오전 10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총대리 손희송 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이날 장례미사에는 교구 사제 200여 명과 유족, 신자들이 참례해 최 신부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했다.
손희송 주교는 강론에서 “최 신부님께서 돌아가신 6일은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 날로, 교회사 자료 수집을 위해 헌신한 최 신부님의 수고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면서 “교회 교육과 교회사 연구를 위한 최 신부님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