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는 그 자체가 「작은 오케스트라」입니다. 우아하고 여성적이며 멜로디ㆍ화음ㆍ박자의 음악적 세요소가 동시에 이루어져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큰 장점이고 매력입니다』
15세때 장에 갔다가 기타를 처음 구경한 후 그 기찬(?) 모습에 반해 그때부터 기타에 빠지게 됐다는 대전교구 홍보국장 방윤석(베르나르도) 신부의 기타 예찬론이다.
그때부터 근30년동안 기타를 가까이에 두고 벗해온 방신부는 「음을 창조하는 기쁨」외에도 기타는 자신에게 인내와 끈기를 키워준 소중한 존재라고 소개한다. 주법이 까다롭고 코드자체가 어려워 중도에서 배우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클래식기타를 연습하고 연주하는 과정에서 방신부는 「자기를 이기는 성취감」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베토벤의 「월광」보케리니의「미뉴엣」등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면서 현 (弦) 이 빚어내는 섬세한 화음에 모든것을 잊어버리곤 한다는 방신부.
만돌린ㆍ벤조ㆍ오르간ㆍ피아노ㆍ바이올린, 최근들어 즐겨 연주하기 시작한 드럼등 다룰줄 아는 인기는 많이 있지만 그래도 「주종목은 기타」라고 알려준다.
나무짐해서 모은돈 5백원으로 고물기타를 처음으로 손에 넣었던 날부터 바로 기타를 다뤘을 정도로 음에 대한 감각이 뛰어났던 방신부는 대신학생때 본격적으로 기타를 치기 시작, 당시 학교에서는「살아있는 전축」「기타치는 이」로 불릴만큼 유명세를 떨쳤다.
각종 행사에는 도맡아 모셔(?)졌고 방송실에 있으면서 「명상의 시간」등에「알함브라…」등의 곡을 연주, 생음악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교본ㆍ악보를 사서 기타곡들을 연습했다는 방신부는 학원 등에 다니지 않고 거의 독학으로 기타를 마스터한 경우이다.
「피치카토」등 주법이 다양해서 기교를 잘 넣으면 분위기를 무척 살아날수 있으며 가볍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기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방신부는 기교에는 자신이 있다고 밝힌다.
부친이 음악교사였던 영향으로 일찍부터 방신부의 형제들은 음악적 분위기에 익숙할 수 있었는데 대전 괴정동본당 보좌인 동생 방경석 신부도 학교때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했다고 한다.
방신부가 좋아하는 기타연주자는「줄리안 브림」. 당장이라도 악보를 보지않고 연주할 수 있는 곡은 20~30여곡 정도이다. 손가락연습을 위해 자주 방신부의 기타실력을 아는 이들은 귀뜸.
사목을 하면서도 방신부의 이러한 음악적 재능은 적절히 발휘되었다. 본당행사, 성령기도회 등에서 찬미시간에 직접 기타나 드럼을 연주, 신자들과 함께하는 기쁨을 나눌 수 있었고 그러한 일들은 방신부에게 또 한 페이지의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사제라는 신분으로 기타를 치는데 있어 고충이라면 손톱을 길러야 한다는 것. 손톱관리가 무척 중요한데「성체를 만지는 손」이라서 얘기거리가 될수도 있고 때가 끼이면 볼썽 사납게 되어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란다.
최근 들어서 연주하기 시작한 드럼은 방신부에게 또 다른 매력을 주는 악기다. 드러나지 않는것 같으면서도 전체연주에서 없어서는 안될 「시원함」과「후련함」을 주는 드럼은 연주할때 마다 사물놀이연주에서 느껴지는 흥겨움을 맛보게 한다.
방신부는 요즘들어 기타가 한물갔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클래식기타 배우기를 금방 포기하거나 아예 배우려 하지 않아서 이다. 기타를 배우는 과정에서도 「한번에 끝나고」「금방 써먹을수 있어야」좋아하는 현대인들의 심성이 드러나는것 같아 아쉽게 느껴진다고.
1년전부터 월1회정도 모여 연습하고 있는 사제들끼리의 악단을 앞으로 활성화시켜볼 계획을 하고 있는 방신부는 지금의 소임을 맡은지가 얼마 안되어 요즈음은 자주 기타잡을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덧붙인다.
『기타를 연주하면서 또 다른 부활을 맛볼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기타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한번 더 부언하는 방신부의 손끝에서는 어느새 고운 선율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