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산자연중학교 학생들, "몽골에 나무를 심었어요”
국경 초월한 지구살리기
해외이동수업 일환
2021년까지 2000그루 계획
한국과 몽골 학생들이 함께 ‘생명·사랑·나눔의 숲’ 현판을 세우고 있다. 산자연중학교 제공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80㎞ 떨어진 아르갈란트 솜(우리나라의 군(郡)에 해당). 사막화 현상의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이곳에 100여 명의 청소년들이 나무심기에 한창이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몽골로 출국한 경북 영천 산자연중학교(교장 이영동 신부) 학생들과 몽골 쎈뽈, 존모드 초등학교 학생들. 지구 온난화로 폭염이 이어져 여름 무더위가 한창이지만 구덩이를 파고, 나무를 심고, 물을 주는 등 식재 전 과정에 두 나라 청소년들이 힘을 합쳤다.
몽골 청소년들과 함께한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교육, 나눔 그리고 지구’를 주제로 13일 일정으로 몽골에 해외이동수업을 나왔다. 양국 학생들이 이번 해외이동수업에서 심은 나무는 총 400그루. 뙤약볕 아래서 구슬땀을 흘린 만큼 아이들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자연의 소중함, 생명의 힘을 체험할 수 있었다. 산자연중학교는 앞으로 몽골 학생들과 5개년 계획으로 총 2000그루의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한국 몽골 연합팀은 산자연중학교 학생 48명과 교직원 11명, 몽골 학생 43명과 교직원 등 107명으로 구성됐다. 생명을 살리는 지구 환경 지킴이를 자처하며 ‘생명·사랑·나눔의 숲’을 조성하고자 나무를 심었다. 일부 학생들은 열중한 나머지 손에 물집이 잡히는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쓰라린 손으로도 ‘하르강’과 ‘데르스’ 제거 작업에 몰두했다. 하르강과 데르스는 대표적으로 사막화를 나타내는 지표 식물로, 조림 작업 전에 꼭 제거해야 한다.
산자연중학교 전교회장 박유빈 학생(3학년)은 “작년에 비해 하르강이 더 많이 퍼진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이번 기회에 몽골 친구들과 함께 나무를 심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올해 학교를 졸업하지만 계속해서 우리의 숲을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몽골 오등치맥 학생은 “사막화를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는데 한국 학생들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행복학교·생태학교’를 교육목표로 하는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지난해에도 몽골에서 해외이동수업을 실시한바 있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전교생 48명 모두가 함께했다. 몽골에 도착한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울란바토르대목구 주교좌성당 대강당을 빌려 현지 학생들과의 문화 공연과 문화 체험 행사를 여는 등 양국 문화교류 활동도 진행했다.
산자연중학교 교장 이영동 신부는 “2021년에는 2000그루 이상의 나무가 심어진 숲이 조성될 것”이라며 “일회성 봉사활동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몽골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는 만큼 지구 생태계를 생각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