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적대자들과 마귀논쟁을 하고 계시는 현장은 반예수 분위기였다. 이름있는 적대자들은 노골적으로 예수의 모든 것을 반대하고 있었고 이 장소에 있던 군중은 예수의 새로운 가르침에서 마귀의 세력을 물리치는 예수의 힘이 곧 하느님의 구세의 힘이라는 깊은 뜻을 모르고 있었다.
루가의 복음서에서는 이러한 대중분위기속에서는 무명의 한 여인의 명백한 예수 찬양의 목소리가 귀중하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라고 한「이 말씀」은 루가복음서에만 있는 이 대화의 말씀에서 문맥상「일곱 마귀」가 되 돌아 온 상태가 더 나쁜 상태라는 말씀일 수 밖에 없지만 복음서에서는 문맥상 시간을 따질 필요는 없다.
여기서「이 말씀」은 앞서 언급된 마귀논쟁에서 하느님의 구세의 시대가 왔으니 예수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예수의 말씀을 가리킨다.
그 때에「한 여자가 큰소리로 외쳤다」. 이 어떤 여자는 누구인지 루가는 알고 있었을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익명으로 남겨 놓았다. 그것은 아마도 이 어떤 여자란 예수를 알아보고 찬양하는 모든 신자들을 대표하는 표현일 것이다.
그 여인은 소리를 높였는데「소리를 높인다」라는 표현은 루가의 특별표현으로 예수에게서 하느님의 표징을 보고 경탄했을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루가17,13: 사도2, 14: 4, 24, 14, 11: 22, 22). 원문에 따라『당신을 밴 모태와 당신을 젖먹인 젖은 참으로 행복합니다』라고 외쳤는데 그 표현은 성모송에서 기도하는『태중의 아들 예수 또한 복되시도다』라고 한 엘리사벳의 말과 같이 (루가 1, 42)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에 대한 정밀한 묘사이다.
이러한 묘사는 구약에서는 창세기에 한 번 나온다: 야곱이 아들들을 불러놓고 하느님의 축복을 내리는 중에「모태와 유방의 축복」 (창세49, 25) 이 나열되었다.
오늘 언급되는 한 여인은 자기도 이런 아들을 가졌으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심정에서 예수를 낳아기른 어머니는 참으로 행복하리라는 찬양의 뜻을 지니고 있다.
적대자들에게서 마귀의 두목으로 몰리고 있고 적개심이 등등한 분위기에서 이러한 찬양의 외침을 서슴치 않은 한 여인은 초대교회시대에 박해속에서 신앙을 굳건히 지킨 순교자의 용기를 나타낸다.
성모 마리아가 예수의 혈육의 어머니라서 복된 여인이라는 그 여인의 말을 부인하지 않고 받아들이지만 참으로 행복한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는 사람이라는 점을 혈육적 관계에서 오는 행복보다 더 강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예수의 말씀으로 제시된다.
이 사상은 루가복음서의 특징이기도 한데 이점은 복음서초두에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행복함의 이유로『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 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루가1 ,45) 라고 한 말씀으로 드러난다.
훌륭한 아들을 둔 어머니는 축복받은 여인이라는 것은 세속에서도 누구나 다 인정하고 원하는 바로 예수께서도 이것을 부인하지 않지만 루가가 전하는 복음에서는 참다운 행복은 한차원 높여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들이고 그것을 실천하는데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기쁨은 루가에 있어서는 성령을 통하여 그 기쁨을 받을 만 한 사람들에게 평화와 함께 퍼져 나아간다. 이 기쁨을 받을 만한 사람이 바로 예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이다. 루가에 있어서는 예수의 말씀이 곧 하느님의 말씀이다.
루가는 다른 복음사가들보다도 예수의 말씀을 듣고 군중이 경탄해 마지 않는다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다(5, 26: 10, 17:13, 17:18, 43) .
이렇게 예수안에서 진실된 모습을 보는 것은 성령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이러한 사람은 참된 기쁨을 맛본다는 논조가 루가복음서의 특징이다. 그래서 루가복음을「메시아적 기쁨의 복음서」라고 부른다.
마태오 복음서의 진복팔단 (5, 3~12) 과 대조적으로 루가 복음서는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는 사람이 행복하고 (루가1, 45) 가난굶주림, 슬픔, 박해를 받는 사람이 행복하고 (6, 20~22),예수께 의심을 품지않는 사람이 행복하고 (7, 23),구원의 시대의 표징을 볼 줄 아는 제자들이 행복하고(10, 23),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키는 사람들이 행복하며 (11, 28), 깨어 있다가 때맞추어 주인을 맞이하는 사람이 행복하고 (12, 37),불행한 자들을 잔치에 부르는 사람이 행복하고 (14, 14),아기를 낳지 않은 여자들이 행복하다(23, 29).
루가복음은 예수의 어머니를 모든 여인중에 가장 복된 여인으로 소개하고 있지만(1, 42ㆍ45) 예수의 참 어머니, 참 형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이고 강조했듯이 (8, 21) 예수의 말씀을 듣고 받아 들이는 것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임을 되풀이 한다 (대목81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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