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도 물론 아직 사춘기라서 힘든 시기이기는 하지만 12∼15세의 고비를 건전하게 넘긴 자녀는 이 나이엔 별 문제가 없이 지나간다.
이번 주 16∼18세의 문제는 사춘기를 늦게 지내는 자녀, 혹은 12∼15세때 무슨 개인 사정이나 성격상 겉으로는 별일 없이 지나간 것 같이 보였으나 사실은 문제가 있었던 자녀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한다.
▨감정영역의 발달
1) 여학생의 경우에는 Lesrned Helplessness가 상당히 농후한 경우가 많다.
간단히 설명을 하면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 보려 들지 않고 자꾸 부모, 특히 아버지에게 의존하여 애교나 어리광으로 만사를 해결하려 드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심해진 Learned Helplessness가 우울증으로 변하여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A) 무슨 일이든지 하면 되는 것도 『I don't know』 『It is boring』 등의 구실로 안하려고 든다.
(B) 『나는 미인(미남)이 아니니까, 공부는 영어를 못하니까, 부자가 아니니까』 등등의 구실을 붙이기도 한다.
(C) 지금 제 길로 안 잡아주면 자포자기를 하든지 『나의 장래는 나의 노력에 달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 우울증(Depression)이 나타난다. 남ㆍ녀에게 공통으로 있는 증세다.
(A)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다. (한국사회에서는 겸손함을 존중히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자기의 가치를 낮출 때 그것을 겸손하다고 오해하고 있는 한국 부모를 필자는 많이 목격했다. 그러나 이것은 겸손과는 다르다)
(B) 울기를 잘한다. (가끔 문을 꼭 닫고 앉아 울기 때문에 부모들이 모르는 수가 많다. 우리 클리닉에 오는 남학생들의 고백을 들어보면 자신은 거의 매일 우는데도 부모는 조금도 눈치를 못 챈다고 한다).
(C) 자살하려는 생각도 해보고 가끔 혼자 시도도 해본다. (부모가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더 많음).
(D) 피곤이 심하다.
(E) 아프지도 앉은 것 같은데 아프다는 소리를 많이 해서 엄살쟁이로 오해를 한다.
(F) 정신집중을 잘못하여 숙제, 자기 물건 간수 등을 잘못하여 문제를 일으키는 수가 많다. 정신집중을 못하여 알면서도 성적이 떨어지는 수도 있다.
(G) 자기를 너무 과소평가 하다보니 옛 친구들과 못 사귀고 나쁜 친구들과 휩쓸리기가 쉽다.
▨지능의 발달
1) 논리와 이론이 잘 발달되었다.
2) 추상적인 생각(Abstract Thinking)이 많이 발달되어 있다.
3) 정신적인 발달이 빨리 되기 때문에 장래의 꿈도 많이 꾸고 자기 전공과목도 충분히 혼자 계획할 수 있다. 또 하려고 든다.
4) 공상과 추상의 세계에서 사는 반면에 계획적인 가정(Hypoeteses)을 해서 아주 논리적으로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많은 생각을 몰두한다.
5) 사물의 관계ㆍ인간관계 장래와 미래ㆍ과거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분석하기 시작한다.
▨부모의 할 일
1. 잘 관찰한 후 아무 문제가 없는 자녀는 첫째 믿어도 되고 그들의 인격과 생각을 존중해 준다. 그렇다고 손을 떼라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항상 뒷받침이 되고 의논의 상대로 부모가 가장 가깝다는 인식을 늘 넣어주기 바란다.
2.: Learned Helplessness의 기미가 있는 딸은 한국사회의 「현모양처」 형으로는 어느 정도 힘은 들어도 「순종」을 내세워 살아나가기 가능할지는 모른다. 그러나 21세기에 살 딸들에게는 아주 위험한 일이다. 어릴수록 잡아주기 쉬운 일이니 만일 심하지 않으면 독립심을 기르도록 뒷받침을 해주시고 심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바란다.
3. 항상 부모만이 옳고 그 부모에 대한 맹목적 비슷한 순종을 바라지 말기 바란다.
4. 노력하면 된다는 진리를 자꾸 말로만 일러주면 잔소리가 될지도 모르지만 그 진리를 실천할 수 있게 늘 밑받침을 해주기 바란다.
5. 모든 일엔 노력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노력의 그 과정이 더욱 더 중요하다.
6. 독립심을 길러주어야 한다.
7. 자녀들의 전공분야-누구든지 자기의 전공과목을 확실히 알기란 정말로 힘든 일이다.
어느 누구보다도 부모가 자기 자녀를 가장 잘 아니까 그런 면을 참고하여서 권해주고 격려해 줌은 바람직하다.
▨결론
감정영역에서는 지면상 문제점만을 골라 쓰다 보니 마치 이 나이는 문제의 자녀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까 염려된다.
별 문제가 없는 자녀의 경우, 이 나이는 성년이나 마찬가지다. 믿고 서로 의논하여도 좋은, 아니 꼭 그래야 된다는 나이라는 것을 재삼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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