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남성을 먼저 만드셨다. 하느님께서는 남성인 아담이 혼자 있는 것을 좋지않게 생각하시고 아담의 일을 거들수 있는 짝을 만들어 주시려는 의도로 여성인 이브를 만드신 것이다(창세 2, 18-20). 이때 아담은 에덴동산의 다른 아름다운 동식물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며 덤덤하게 지내고 있었으나 자신을 닮은 여성 이브를 보고는 환희와 감격을 감추기 못하고 이렇게 외쳤다 : 『드디어 나타났구나!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지아비에게서 나왔으니 지어미라고 부르리라!』(창세 2, 23).
아담이 외쳤듯이 이브는 아담의 뼈와 살에서 나온 아담의 분신이다. 이브는 아담을 위해 창조된 것이다. 그리고 아담과 이브는 결합하여 한 몸을 이루고 가정을 형성하여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협력하고 우주를 하느님의 뜻대로 경영해 사명을 갖는 것이다.
아담이 이브를 보고 기뻐서 이브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외친 말들은 깊은 의미를 지닌다. 『내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다』라는 말은 남성과 여성을 대표하고 있는 아담과 이브는 그뼈와 살로 구성되어 있는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본질이 동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아담은 이브를 보고『지아비에게서 나왔으니 지어미라고 부르리라』고 하였다. 지아비와 지어미는 우리 고유의 순수할 말로서 남편과 아내를 나타낸다. 지아비와 지어미의 우리말의 관계에서는 그 본질의 동일성과 구별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잘 나타내고 있는데, 이 말의 원어인 히브리말에는 원래부터 그러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아내를 나타내는 히브리말 잇샤(Issa)는 남편을 나타내는 히브리말 잇습(is)에서 파생된 것이라 한다. 잇샤, 잇샤라는 말은 우리말의 지아비나 지어미의 관계처럼 남편과 아내의 친밀성과 동일성을 나타내는 동시에 또한 이성간의 차이도 나타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남성과 여성은 사람으로서의 동일성과 성의 차이성을 동시에 나타내 주면서 조화를 이루도록 창조 된 것이다. 이것은 인간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물들에게 해당되는 하느님의 섭리인 것이다.
인간에게는 남성과 여성동식물들에게는 숫컷과 암컷, 광물들에게는 음의 요소와 양의 요소, 전기와 전자파에도 음과 양으로 구성되어 창조주의 조화섭리를 나타낸다.
인간사회도 남녀가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답다. 남성만의 사회는 너무 경직되거나 부러지기 쉽고, 여성만의 사회는 너무 무르고 휘기 쉽다. 하루라는 날도 밤과 낮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인간의 사람을 풍요롭게 하고 활동의 시간과 휴식의 시간을 주듯이, 남녀로 존재하는 인간사회도 그러한 역할 분담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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