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리아의 교회
3세기를 전후하여 교회는 지역적인 교세신장을 하면서 뛰어난 신학자들을 배출하였다. 각 지역교회는 고유한 신학전통 즉 학파를 이루어 발전하게 되기 때문에 학파 안의 종적(縱的)인 연관성을 이해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종적 연관성은 타지역 교회와의 횡적 연관성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알렉산드리아는 기원전 331년에 알렉산더 대왕이 자기 이름을 따서 나일강 하구와 지중해가 만나는 곳에 세운 도시였다. 이 도시는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세 대륙이 만나는 지리적 중요성 때문에 일찍부터 경제와 산업과 문화의 중심지가 되기 시작하였다. 한편 이곳에는 일찍부터 많은 유대인들이 거주하였는데, 기원전 2세기에 히브리어를 모르는 유대인들을 위해 구약성서를 희랍어로 번역한 「70인역」(Septuaginta)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70인역을 통해 시작된 구약성서의 히브리 사상과 희랍 사상과의 교류와 조화는 유대인 학자 필로(기원후 50년 사망)에 의해 크게 발전하였다. 이처럼 알렉산드리아는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일 토양이 이미 되어 있었다. 오랜 전승에 의하면 마르꼬 복음사가가 이곳에 와서 복음을 선포하다가 선종하였다고 하며, 영지주의자인 바실리데스와 이시도루스 등이 이곳에 자기들의 이단집단을 형성하고 있었다. 교회 공동체가 이곳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2세기 후반에 판테누스가 교리학교를 세운 후이다. 유명한 알렉산드리아의 끌레멘스와 오리게네스가 그의 제자로 이 학교에서 배출되었으며, 이들 역시 대를 이어 이 학교의 교장(敎長)이 되어 수많은 훌륭한 후배 신학자들을 배출하였다. 이로써 알렉산드리아 교회는 신학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며, 교회 자체도 총주교좌로 발전되어 동북 아프리카 지역을 지도하였다. 알렉산드리아 학파는 성서를 은유(隱喩)적 방법으로 주석하고, 이교문화를 우호적으로 수용하였다. 「은유적 주석」은 성서의 문자적 의미에 국한하지 않고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영적, 신비적 의미를 밝혀내는 주석 방법을 말한다.
끌레멘스의 생애
끌레멘스의 본래의 이름은 「티투스 플라비우스 끌레멘스」인데 일반적으로 로마의 끌레멘스 1세 교황과 구별하기 위해 「알렉산드리아의 끌레멘스」로 불리운다. 150년경에 아테네의 이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학구적인 사람으로서 진리를 찾기위해 시칠리아와 시리아와 빨레스띠나등 에서 공부하였으며 드디어 180년경에 알렉산드리아에 와서 판테누스를 만나 그리스도교에 입문하게 된다. 그는 판테누스가 세운 교리학교의 학생으로서, 보조자로서, 후에는 교장으로서 활약하였는데, 그의 제자들중에 가장 뛰어난 이는 오리게네스이다. 202년에 박해가 알렉산드리아에도 심하게 불어닥치자 끌레멘스는 까빠도치아의 주교가 된 그의 제자 알렉산델에게 피신하였으며 그 후 알렉산드리아에 다시 돌아오지는 못하였다. 알렉산델 주교가 안티오키아교회에 보낸 다음의 편지를 통해 그가 까빠도치아에서 어떻게 생활하였는지를 엿볼 수 있다. 『친애하는 헝제여러분, 나는 끌레멘스를 통해 이 편지를 여러분에게 보내는데 그는 복된 사제로서 여러분도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존경받을 만한 덕망있는 분입니다. 그는 주님의 은총과 섭리에 따라 이곳에 머물면서 주님의 교회를 강화하고 확장시켰습니다』(에우세비우스, 교회사 6, 11, 6). 그는 그곳에서도 알렉산드리아에서와 같이 많은 활동을 하면서 대부분의 저서들을 저술하였으며 215년경에 사망하였다. 그는 이교철학, 고고학, 신화학, 문학 등에 두루 박학하였을 뿐만아니라 성서에도 매우 정통하였다. 이 사실은 그의 저서들에서 구약성서 1500구절과 신약성서 2000구절, 그리고 360번에 걸쳐 이교문헌들을 인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다. 교황 끌레멘스 7세 (1523~34년)는 순교록에서 그의 이름을 삭제하였으며 1748년에 교황 베네딕또 14세도 그의 영웅적인 덕행을 입증할 수 없으며 그에 대한 이전의 공적 공경의식을 찾아 볼 수 없고, 그의 학설에 약간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재확인하였다. 그는 비록 교회의 성인으로 추앙받지는 못하였지만 교회신학 발전에 공헌한 사실은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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