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금지된 형벌 행형

세종 때 수형자(受刑者)의 등을 때리는 태배형(笞背刑) 을 금하였으며 효종 때 사형집행할 때 사형 명칭대로 집행하게 하고 추살(推殺)을 금 다. 영조는 영명한 군주로 특히 형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영조 원년에 압슬형(壓膝刑)을 금하고, 5년에 수인의 두손에 수갑 채우는 것을 금하고, 9년에 낙형(烙刑) 주뢰형(周牢刑) 자자형(刺字刑)을 금하고, 20년에 전가사변형(全家徙邊刑)을 금하였다.

압슬형ㆍ주뢰형ㆍ낙형은 원래 법외형으로 모반 대역죄인에게 행형하던 형벌이다. 천주교 교우들에게 몸에 먹물로 글씨를 새기는 자자형(刺字刑)이나 온가족을 국경지방으로 이주시키는 전가사변형은 쓰지않았다.

교우들을 고문할 때 행형한 것을 보면 이미 금지된 낙형·주뢰형·압슬형을 보편적으로 행형하였다. 뽀족한 몽동이로 수행자를 마구 찌르는 고문도 했으며 줄톱질·탈구형(脫臼刑)·학춤 등의 법외형을 썼다. 이런 심한 고문을 당하고 혀가 입밖으로 빠져나오고 눈이 툭불거져 나오고 온 몸이 땀투성이가 된다. 수형자들은 밥을 먹지못하게 되므로 탁주를 먹였다.

정해박해때 수형자를 결박한 밧줄로 조이는 고문을 하여 고문이 끝난 다음 밧줄이 살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 밧줄을 풀수가 없었다 한다.

이도기 바오로와 최성열 발바라는 삼모창으로 찌르는 고문을 받았다. 남종삼 요한의 부친과 14세된 아들이 공주 감옥에서 아사되었으며 이외에도 교우들이 감옥에서 많이 아사하였다.

정해박해때 전주감사 이광문(李光文)은 교우들을 되도록 사형을 피하고 유배시키거나 장기간 옥에 가두어 옥사시켰다. 사형을 집행을 하려면 국왕의 결재를 얻어야한다. 정해 박해는 중앙정부에서 일으킨 박해가 아니므로 사형 결재문제 때문에 고의로 옥사시킨것 같다.

■ 고의로 옥사 만행

양반부녀들이 있는 내실은 포졸이라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고 양반부녀를 체포하려면 정부에 먼저 계문(啓聞) 를 해야 하므로 교우 양반부녀들을 검거하는데에는 어려움이 따랐으리라 생각된다.

일단 체포된 후에는 양반부녀가 천민부녀를 차별하지 않고 행형하였다. 양반부녀가 범법하면 사죄(死罪)이외에는 대개 벌금형을 내리고 가장(家長)에게 책임지어 보호 간수하게 하는것이 상례였다. 양반부녀는 웬만해서 체형(體刑)이나 유배형을 과하지 않게 되어 있는데 교우 양반부녀들은 심한 고문도 당하고 유배형도 받았다.

교우 양반부녀들 중에 황사영 알렉산델의 부인, 남종삼 요한의 부인은 비(婢 여종)로 신분이 격하되었다. 이유희 누갈다와 시모·시숙모는 발가락을 부수는 고문을 당했다. 강완숙 골롬바는 양반부녀의 내실은 포졸이라도 들어갈 수 없는 법을 이용하여 주문모 신부를 집에 6년간 숨겨둘 수 있었던 것이다.

■ 성(性) 고문

이조시대에는 남자 감옥과 여자감옥이 따로 있었으며 남자들이 여자감옥에 함부로 접근을 못하게 되어있었다. 옥리가 여자 수인과 화간(和奸)을 해도 옥리를 일반 간통죄를 적용하여 처벌할 정도로 여자 수인의 신변이 법으로 보장되어 있었다. 이조시대 법전에 여자 수형자의 둔부를 결장할때 일반 범죄이면 홑옷을 입은 채로 결장하고 간음죄를 범하면 옷을 벗기고 결장하게 되어있다. 품행이 좋지않은 여자에 대하여는 어떤 면에서 성고문이 허용되었던 것이다. 교우 부녀들은 동정녀이고 수절 과부임에도 불구하고 성고문을 하였다.

달레의 교회사에 의하면『심문하는 핑계로 젊은 여자들을 데려오게 하였다. 그의 명령으로 포졸들은 그들의 옷을 벗기고 매질을 하고 고문을 하여 그 여자들이 고통을 못이겨 마침내 저항하지 못하고 그 포악한 수욕(獸慾)의 희생이 되기에 이르기도 하였다』.

기해박해때 동정녀 김효주 아녜스와 김효임 골롬바 두자매의 옷을 벗기고 포졸들로 하여금 매를 치게한 다음 남자감옥에 넣었으나 두 자매의 거룩한 모습에 압도되어 아무도 접근을 못하였다. 홍금주 뻬르배뚜아는 수절 과부인데 그의 옷을 벗기고 매달아 놓고 매를 때리게 하였다. 천주교우들은 법적인 보호를 박탈당 하였으므로 성고문이 이외에도 더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 미성년자 사형 집행

박해때 미성년자와 70세 이상된 노인에게 심한 고문을 가하여 옥사시키거나 사형 집행을 한것은 유교적인 윤리관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위법인 것이다. 이조시대 법전에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70세 이상된 노인은 함부로 수금하거나 사형 집행을 못하게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