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묵향속에 글을 한자한자 씨내려 가노라면 마음이 무척 평안해져요. 그리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인내심을 배우게 됩니다』
40대중반 두자녀의 어머니로 최근 제일 경제신문이 주최한「백제미전」에서 서예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정순씨(율리안나·대구성당본당).
이씨는 이렇게 큰상을 받은것이 부끄러울 뿐이고 운이 좋았을 따름이라고 겸손해 한다.
백제미술협회 주관, 문화부후원으로 열린 92년 백제미전은 서예 사군자 사진 서양화 등 한국화 5개부문에 걸쳐 공모됐으며 응모작 1천2백10여점중에서 1백46점이 입상작에 선정, 2월9일부터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됐다.
예서에 속하는「사심비 (史晨碑)」로 서예부문 대상인 국회부의장상을 수상한 이씨는 이외에도 89년 92년 대구시전에 입선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10여년전 취미생활로 시작 짬짬이 틈을 내 써오던 것이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돼있음을 느낀다는 이씨는『글이 좋아서 그냥 씀 뿐』이라고 강조한다.
친정아버지 역시 30여년 가까이 서예를 해온 분으로 「춘지」 (春枝)라는 호를 이씨에게 지어주기도 했다.
가정주부로서 중단하지 않고 계속 서예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의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족들의 배려가 컸기 때문이라고 전하는 이씨는 먹을 갈아주고 작품에 들어 갔을때 마음편히 글을 쓰도록 격려해준 가족들이 큰힘이 되었다고 밝힌다.
구역반장 레지오 활동 등 본당일에도 열심이 이씨는 작품활동으로 본당일을 빠져야 할때 「개인적인 욕심에만 치우치는것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이씨는『사군자도 결들여 하고 있는 요즈음 난초들을 그릴때 그 갸날픈 선이 여인의 섬세함 같이 느껴져 새로운 묘미를 맛본다』고 말하면서 「먹을 갈때 잡념이 없어지는 것을 느끼거나 한자한자 정성을 들이다가 잠시 커피한잔으로 휴식을 취할때 그 시간이 무척 감사하고 고맙게 생각되어 진다」고 털어놓는다.
얼마전 국전에 출전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던 이씨는 서예가 그만큼 어렵고 노력이 뒤따라야 함을 다시한번 배울수 있었다고 토로한다.
10년, 20년의 경륜이 쌓여야 비로소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서예가 참고 인내하며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하는 신앙인의 모습과 같지 않을까 여겨진다는 이정순씨.
얼마전 남편이 영세, 하느님께 더욱 감사한 마음이라며 건강이 허락되는 대로 작품활동을 계속하면서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크리스찬으로 살고 싶다고 희망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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