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새 추기경들이 6월 28일 서임미사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말리 장 제보 추기경, 스페인 후안 호세 오멜라 추기경, 스웨덴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 프란치스코 교황, 라오스 링 망카네코운 추기경, 엘살바도르 그레고리오 로사 차베스 추기경(왼쪽부터).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로 서임된 5명의 신임 추기경들에게 ‘교회의 왕자’가 아닌 ‘교회의 종’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6월 28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추기경 서임미사를 주례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여러분을 교회의 ‘왕자’로 부르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처럼 백성들을 돌봐 달라고 부르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추기경들은 그리스도처럼 세상의 죄, 그리고 죄악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에 맞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지난 5월 21일 말리 마마코대교구장 장 제보 대주교(73)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대교구장 후안 호세 오멜라 대주교(71), 스웨덴 스톡홀름교구장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 주교(67), 라오스 팍세대목구장 링 망카네코운 주교(73),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대교구 그레고리오 로사 차베스 보좌주교(74)를 새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이들의 서임미사에서 교황은 새 추기경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현실을 직시하라”면서 “예수께서 세상의 죄를 없애는 책임을 갖고 이 세상에 오셨듯이 추기경들도 이러한 책임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전쟁과 테러로 무고한 시민들이 고통 받고 죽는 상황과 인권을 유린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인신매매가 여전히 만연한 현실, 마치 지옥과도 같은 난민수용소, 인간을 포함해 쓸모없어지는 것을 무심히 버리는 소비문화를 예로 들며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신 것처럼 현실의 죄악과 맞서 싸울 것”을 강조했다.
교황은 “예수님께서는 악에 억눌린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알려주셨으며, 예루살렘에서는 악의 근원을 뿌리째 뽑을 때가 온 것을 인식하시고 결연하게 십자가를 향해 걸어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에 시선을 고정하고 주님의 신성한 백성을 이끌고 예수님을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
강론을 마친 교황은 새 추기경들에게 추기경을 상징하는 진홍색의 주케토와 비레타, 반지를 전달하고, 명의본당을 지정해 줬다. 모든 추기경들은 로마교구의 명의사제로서, 로마교구장이자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에게 순명한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임식 뒤, 새 추기경들과 함께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을 예방했다.
이날 서임식으로 교황 선출권을 보유한 80세 미만 추기경 수는 총 121명이 됐다. 전체 추기경 중 53명이 유럽 출신이며, 멕시코를 포함한 북미와 중남미 출신이 각각 17명,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이 각각 15명, 오세아니아 출신이 4명이다. 이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임한 추기경은 49명이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