훠꼴라레(FOCO-LARE). 웬만한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훠꼴라레운동(국제 마리아의 사업회)의 명칭으로 친숙한 이 단어는 이태리어로「벽난로」를 뜻한다.
가정의 단란함을 상징하기도 하는「훠꼴라레」가 국제 마리아의 사업회 대명사로 자리잡게 된 것은 이 운동의 초창기 때 창설자 끼아라루빅과 동료들이 삶이 벽난로와도 같은 따스함과 훈훈함을 느끼게 한 데서 비롯되어졌다.
서울 세검정본당 이동훈(요한ㆍ49) 권미옥(아마따ㆍ42)씨 부부는 이러한 훠꼴라레의 이상을 승보(장폴ㆍ16) 승빈(스텔라ㆍ13) 승현(마릴렌ㆍ9) 세 자녀와 함께 가정 안에서 나누고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
「매일의 생활 속에서 복음을 실천하며 모든 사람들의 일치를 위해 산다」. 훠꼴라레운동의 이 목표는 이동훈 권미옥씨의 가정을 벽난로라는 말의 뜻처럼 늘 따사롭게 감싸고 있는 듯 보였다.
이 가족은 이동훈 권미옥씨 부부 아이들뿐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훠꼴라레 정신으로 사는 보기 드문 경우이기도 하고 특히 이동훈씨와 아이들의 할아버지 이일청(80) 할머니 김정숙(레지나ㆍ72)씨 등은 초기부터 운동에 깊숙히 연관을 맺어온 한국 공동체의 원조(?)이기도 하다.
이동훈씨는 72년부터 운동에 관여 22년 여를 훠꼴라레 정신으로 살고 있는 현재는 남자본부에서「무신론자와의 대학분과」일을 맡고 있다. 부인 권미옥씨는 이씨를 만나면서 결혼과 함께 영세를 하고 훠꼴라레 운동에 참여하게 된 케이스. 권씨 역시 봉사활동도 나가면서 모임을 주관하기도 한다고. 이씨와 권씨는 또한 훠꼴라레운동이 펼치고 있는 가정 안의 일치를 위한 모임, 「새가정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씨의 가족이 훠꼴라레운동과 길고 긴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다분히 이씨의 누나인 이순향(크리스티나)씨의 영향이 크다. 이순향씨는 현재 훠꼴라레운동 로마본부에서 일하고 있으며 한국 공동체의 초기 멤버로 활동했다. 이동훈씨의 가족들은 이순향씨가 훠꼴라레의 이상을 알게 된 후 밝고 명랑하게 변화되고 행동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면서 운동에 매력을 느끼고 그 이상을 함께 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동훈씨 가족은 84~89년 미국 LA지역에 체류할 당시 그곳에서 열리고 있는 훠꼴라레운동 모임에 참가했으며 아이들을 위한 모임을 이씨의 집에서 열었을 정도로 생활 속의 일치정신을 지속적으로 살아왔다.
부인 권씨는 미국에서 모임에 참가할 때『거리도 멀고 시간 여건도 힘들었지만 하느님을 첫 자리에 두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고 들려준다.
이씨와 권씨 부부는 결혼할 당시 가정의 생활 말씀으로「너희가 둘 이상 내 이름으로 모이면 내가 함께 하겠다」를 택했다. 그리고 그간 생활하는 가운데서도 가정의 일치를 위해, 하느님을 중심에 두려고 노력해 왔단다.
할머니 김정숙씨는 이 운동의 좋은 점을「생활 속에서 말없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훠꼴라레운동은 생활 속에서 말없이 사랑하는 점이 좋은 점인 것 같아요. 대화하는 가운데 늘 사랑을 강조하니까요. 그런 점에 빨려들게 됐어요』. 김씨는「하느님을 신뢰하는 이는 어떠한 해도 입지 않는다」는 말씀을 개인적인 생활 말씀으로 삼고 있다.
이동훈씨는 복음 말씀을 생활화하는 것 그리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이 운동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일치를 이상으로 하고 있는 훠꼴라레운동이 자신의 가정 안에서 부부간 부모 자녀간 자신을 열고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고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밝혔다. 일치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주의를 집중하는 것은 곧 마음을 여는 것이고 이는 각 개인에게 깊은 관심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핵가족의 양산으로 자기 밖에 모르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이러한 일치의 영성이 각 가정에 알려진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말과 같이 단란한 가정 만들기는 그 가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날로 험악해지는 세상에서 각 가정들이 온전한 제 모습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이씨 권씨 부부는 강조한다.
이들은 가족 모두가 이 운동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축복이지만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단체나 지역에 일치의 이상을 뻗어나가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복음 말씀 안에서 오늘을 충실하게 살면 그것이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말처럼 항상 현실을 잘 살자는 생각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에게는 항상「최선을 다하면 하느님 길을 갈 수 있다. 각자에게 주어진 하느님 계획에 잘 맞추어 살자」고 늘 강조한다는 이 가정은 부모의 역할은 하느님이 자녀에게 주신 뜻을 돕는 것인 것 같다고 말한다.
생활하면서 잘못 살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위로하며 산다는 이동훈 권미옥씨 가정. 삶 속에는 어려움이 산재해 있지만 하느님과 함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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