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G20 정상들, 가난과 폭력 피해자 도와주길”
의장국 독일 총리에 서한
자국보다 지구촌 위한 정책 당부
전쟁과 난민 문제 해결 호소
“군비 경쟁 멈추고 힘 모아달라”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총회 모습. 프란치스코 교황은 G20 정상들에게 경제정책 결정에 있어 자국만이 아닌 전 지구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G20 정상들에게 자국의 이익이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경제 정책을 펼치고,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멈추는 데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전 세계 부와 서비스 중 90%를 G20 국가들이 생산해내고 있지만 “지구상의 모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G20뿐만 아니라 전 지구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지난 6월 29일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이와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G20 정상회의는 7월 6~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렸고, 교황의 서한은 7월 7일 공개됐다.
교황은 서한을 통해 G20 정상들에게 오늘날 세계가 겪고 있는 다양한 갈등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러한 갈등의 종식 없이 경제 및 발전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현재의 군비경쟁을 멈추고 갈등을 봉합하며, 모든 차이점에 대해 마음을 열고 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맥락에서 교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세계 최강국 지도자에게 “남수단과 차드호 분지, 아프리카의 북동부 및 예멘 지역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비극적 상황에 적극 대처해 달라”고 마음을 담아 호소했다. 교황은 이 지역에서 수천만 명이 음식과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황은 오늘날 인류가 맞닥뜨리고 있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나라가 모여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예를 들어 이주민 문제를 가난 및 전쟁에서 떼어 낼 수 없는 것처럼 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과 복잡성, 상호연관성을 고려하면 바로 만족할만한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각 나라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이라도 이주민들의 거주를 허용해 이들이 상처없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모두에게 유익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비쳤다.
이어 교황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분명한 최종목표가 제시된다면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책의 모든 단계에서 국적과 인종, 종교, 문화적 배경에 상관없이 가난한 이들과 난민, 고통받는 사람들, 소외된 이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무력의 사용을 거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