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인 아들 범석이가 언어 치료를 받아 서로 말이라도 할 수 있게 되면 바랄 게 없겠습니다. 돈이 없어 자식의 장애를 더 심하게 만드는 이 심정을 어디에 호소해야 합니까. 서울에는 자폐아 학교가 한 곳밖에 없어 범석이는 2시간을 지하철과 버스에 시달리며 등교해야 합니다. 교회에서 자폐아를 위한 학교를 세워 주실 수는 없겠는지요』
최근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 비서실에는 자폐아를 가진 부모의 애타는 심정이 담긴 장문의 편지가 배달됐다. 편지를 쓴 주인공은 서울 도림동본당 권유상(요셉)씨. 현재 정수기 외판을 하면서 골반이 삭아드는 병을 앓고 있는 권씨는 자신의 유일한 혈육 범석(9살)이의 자폐 증세를 털어놓으면서 돈 때문에 범석이의 병을 치료할 수 없음과 자폐증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고충을 호소,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편지에 따르면 범석이의 자폐 증세가 나타난 것은 네 살 때로 권씨와 부인 이혜옥씨는 범석이의 뒷바라지를 위해 이때부터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학교 근처로 이사를 하려해도 엄청난 집값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고 범석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권씨는 지난 3월 지하철노조 측에 부탁 지하철 기관실에 태워 통학시켰으나 파업사태 이후 그것마저 금지돼 마음이 답답한 실정이라고.
권씨는 지금 처가에서 얻어준 셋집에서 간신히 살고 있는 형편이고 2년 동안 막노동도 했으나 골반이 삭아가는 병과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 현재는 정수기 판매회사에 다니며 범석이의 교육비를 대고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김 추기경은 이 같은 내용을 접하고 교회 언론을 통해 이를 알리는 한편 서울시장에게도 권씨의 편지를 직접 전달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