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를 살펴보기에 앞서 수도회들 간의 협력과 유대관계에 대해 말해 둘 필요가 있다. 수도회들 간의 협력관계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두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첫째는 한국 남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두 차례(봄ㆍ가을)에 걸쳐 총회가 개최되며 이 회의에서는 교회에 관련된 사항과 수도회들 간의 공동 관심사들을 다루는 한편 장상들 간의 친교를 갖는다.
둘째는 장상협의회 산하의 양성위원회 활동이다. 이 위원회는 상당히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가장 긴급한 두 과제
한국 남자수도회들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성소 계발과 초기 및 영속적 양성, 그리고 양성 담당자들의 양성을 포함한 양성의 과제다.
평수사들의 존재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도, 평가 받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사제 중심의 교회 분위기에서 양질의 평수사 지원자들 얻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고 성직수사의 경우에도 수도회 존재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지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자수도회들 자신의 적극적인 성소 계발 의지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성소 계발과 함께 양성을 맡을 양성 담당과 또 이들에 의해 초기 및 영속적 양성이 원만히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수도회들은 수행해야 할 복음화 과제가 증가하고 또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고 해도 양성자들의 양성에 희생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성직수사와 평수사
수도회들의 대부분은 성직수사와 평수사가 함께 하는 수도 공동체들이다. 성직 비성직의 구분이 있긴 하지만 수도회의 같은 정신 아래서 동일한 생활양식을 추구한다. 그런데 이런 수도회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성직수사의 수효가 많아지고 교회법적으로 성직수도회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고위 장상은 물론이고 하위 장상직에게도 성직수사만 선출되거나 임명되게 돼 있어 직책상의 차별을 낳게 되었다.
교회와 사회가 아무리 이 둘을 차별적으로 본다 해도 수도 공동체 안에서 많은 내적 평등성을 유지하도록 함써야 한다.
◆영성의 빈곤
한국 남자수도회들의 문제는 성소 계발 양성의 문제와 함께 「영성의 빈곤」으로 모아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각 회의 고유한 영성과 창설자의 정신에 따른 수도생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세 가지 어려움
①급변하는 세계의 흐름과 세속화의 움직임 안에서 신앙과 희생에 기반을 둔 가치관 정립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②교구 중심의 한국 교회에서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있는 한국 수도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도직을 교구 중심 체제에 맞추어야 하고 교구 사제들의 편견과 몰이해는 수도성소를 신장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을 준다.
③영성의 빈곤현상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영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일상사 안에서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하는 가운데 하느님께 자신을 완전히 내맡겨드릴 줄 아는 신앙의 자세가 요청된다.
◆미래의 전망
한국 남자 수도자들은 현재 비록 소수에 불과 하더라도「빛과 소금」의 역할을 함으로써 한국 교회의 영성 쇄신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 교회는 빠른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이 따르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차제에 남자 수도자들이 한국 사회와 교회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가난하고 겸손한 삶을 살 때 그들은 한국 교회에서 풍요로운 영적인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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