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제일 많은 성당을 짓고 있고, 스테인드 글라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한국 천주교회지만 스테인드 글라스의 수준은 미천하기 그지없는 게 우리 교회의 실정입니다. 이번 고 마그레트 빌거의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전은 이러한 교회 실정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와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관이 후원하고 가나화랑이 주최하여 12월 1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가나화랑에서 개최되는 스테인드 글라스의 대가 고 마그레트 빌거 여사의 작품전에 앞서 밝힌 최종태(서울대 미대) 교수의 작품전 소감이다.
서울가톨릭미술가협회(회장=최종태 교수)와 오스트리아 유리화의 본산 슬리어바흐 수도원 측이 주도적으로 개최한 이번 유리화(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전에는 빌거 여사의 유리화 4점을 비롯, 목판화 9점, 연필 소묘 9점, 유리화 밑그림 4점과 최종태 교수의 유리화 9점, 목판화 9점, 파스텔화 9점 등 총 53점이 전시된다. 최종태 교수는『이번 작품전을 위해 지난 여름 오스트리아에 가서 스테인드 글라스 공방 마에스타인루까스씨의 도움을 받아 작품 구상을 했다』고 밝히면서『스테인드 글라스를 우리나라에서는 예술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단순한 유리 구성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 이번 작품전을 개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교회의 한 특징처럼 되어 있는 유리화. 유리화 속에 담긴 영성과 전례적 분위기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 유리화의 발전이 미약한 한국 교회에서 갖게 되는 이번 작품전은 미술학도는 물론 성당 건축에 관심 있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71년 7월 24일 사망한 고 마그레트 빌거는 오스트리아 유리화의 대가로 오스트리아의 대부분 성당에 그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최종태 교수는『한국 교회 미술을 새롭게 하기 위한 운동을 펴나가는 과정에서 성당 건축은 물론이려니와 그 내부의 유리 부분 처리가 심각한 국면에 처해 있다』고 전제하고 『비전문가가 하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 성당의 유리화 발전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슬리어바흐 수도원 알프레드 원장과 독일의 종교미술 전문잡지 「DAS MUNSTER」사장 주버씨가 내한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가톨릭미술가협회는 이번 전시회에 이어 내년 2월 교회 건축 중 내부 공간을 주제로 제2회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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