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철거가 시작된 후 집들이 모두 무너지고 살던 사람도 떠나가버린 서울 왕십리2동 달동네는 폐허만이 을씨년스럽다.
아직도 이 폐허 속을 떠나지 못하고 부엌도 변변치 못한 2백50만 원 짜리 전셋방을 지키며 겨울나기를 걱정하는 윤재남 할머니(65ㆍ예비자).
4살 나던 해 3도 화상을 입어 휴유증에 시달리는 외손자 달이(10세)와 함께『이제 어디에 몸을 뉘어야 하는지』윤 할머니는 막막하기만 하다.
생활보호 대상자지만 2급이어서 별다른 경제적 혜택도 받지 못하는 윤 할머니는 유일한 혜택인 일당 1만5천 원 하는 취로사업에 달려들고 싶지만 말문을 열지 못하고 수족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달이를 혼자 두고 갈 수 없어 컴컴한 방 안에서 하루 꼬박해야 4천 원을 버는 손뜨개 부업으로 생계를 근근이 이어가고 있다.
철거가 되기 전에는 이웃이 조금씩 가져다주는 부업으로 손자에게 우유라도 사 줄 수 있었지만 철거 후 모두 이사해 버린 뒤로는 그나마 맡겨지던 부업조차 끊어져 할머니는 매우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
다른 세입자들은 재개발이 되면 영구 임대주택이라도 받는다지만 주민등록상 가족없는 단독 세대주로 살아온 윤 할머니에겐 이주비 명목으로 1백여만 원이 주어질 뿐이다.
『정진지체 2급 판정을 받은 달이를 올해서야 특수학교에 보내느라 주민등록에 올렸어요. 3년 전에만 올렸어도 이렇게 누울 자리 걱정을 하지 않았을 텐데…』
윤 할머니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조흥은행 306-01-220060 가톨릭신문사로 성금을 보내주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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